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다 공감가는 일...

이쁜준서 2009. 3. 1. 05:21

 

1. 밥은 버리면 않된다

식당에서 모임이 있었다.

해물찜이 아주 푸짐해서 찜을 먹다보니 각자 놋그릇에 뚜겅을 담은 밥은 반도 더 남기게 되었다. 

흰쌀밥에 좁쌀을 섞고, 양대콩도 간간이 둔 맛있는 밥이였다.

밥이 조금도 아니고 각자 그렇게 많이 남기니, 한 사람이 옆집 개 갔다 주면 좋겠는데.... 하니 그 집 남편이 싫어 했다.

시골에 친정도, 시댁도 있는 사람이 내가 갖고 가 누렁지를 만들어야 겠다라 했다.

삼남매 자식 키워서 결혼하고, 직장따라 가고, 군에 가고 둘이서 지내는 사람이었다.

누렁지를 만들어 밥 맛 없는 아침에 끓여 먹는다 하면서, 어떻게 짓는 농사인데,

밥을 버리겠는가? 했다.

그러니 또 한사람이 그랬다.

우리 집에는 누렁지 뚜겁게 만든거 한 자루 있다 했다.

학교식당을 하는 언니가 있어 남는 밥을 누렁지로 만든거 자주 얻어 온다고 했다.

 

 

2. 내가 아버지는 맞는가?

아들 둘을 키웠다.

큰아들이 고등학교 때의 성적과 수능성적에 맞추어 간 대학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지방 사립대학이었다.

군대 제대를 하고 복학을 했고, 3학년이 되어서는 다시 대학시험을 보아서

항공학과가 있는 서울의 대학교 새로 입학을 했다.

다시 들어간 대학 3학년 때인가 언어연수를 2년간  미국에서 받았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은 하고 있다.

아직 상견례는 하지 않았는데, 사귀는 사람이 있고, 서울 사람이라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무엇인가? 부모가 맞는가?

그렇게 공부를 오래 시켜 놓으니 졸업후는 직장도 아들이 혼자 구했고,

직장을 서너번 옮기었어도 의논 한번 없었고, 집에도 잘 오지 않았고...

결혼은 생각도 없는 듯이 있더니 사람이 있다고 한다 했다. 

잘 키운 아들 잔치도 친지들 모시고 느긋하게 하고 싶은데, 서울에서 잔치를 한다면, 연만하신 누님들도 못 가실 것이고,

신혼여행 갔다 친정에 들려서 신혼부부가 오는 날 식당을 예약해서 돐잔치처럼 잔치를 할려고 한다 했다.

나는 부모가 아니고, 저를 뒷바라지 한 사람일 뿐이다고 했다.

 

결혼식이 우리 지방에서 하지 못할시에는 관광차를 빌려 갔었는데, 요즘은 신혼부부가 오는 날 식당을 빌려 저녁 5시 이후에

식사로 잔치를 대신 한다고 했다.

대구에서 서울이나 다른 지방으로 가는 것도 손님들에게 미안한 일이고, 관광차 대절비용에 오가면서 음식준비의 비용 만으로

식당 비용이 되고도 남는다 했다.

신풍속이다.

 

 

3. 바랄 것은 부부 건강하게 사는 것 뿐이다.

누렁지를 만든다고 밥을 가져 가는 사람 하는 말이 이젠 돈을 벌 나이도 지났고, 아들 결혼시켜 자식에 기댈 사회도 아니고,

부부가 건강하게 사는 것 밖에 남은 것이 없다 했다.

 

 

4.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해...

같이 살면서 아들 내외는 일을 하러 가고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손녀를 키웠는데,

지금 5개월차인 손주를 다시 키우고 있다.

아이 엄마인 며느리는 늦게 오니, 밤에 아기를 데리고 자기는 하는데,

아기가 잘 때 들어오고, 아침에 아기가 잘 때 출근하니,

깨어 있는 시간에는 할머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운다고 했다.

어제도 나올려고 하니 나가는 할머니를 보고 어찌나 울던지 업어서 재우고 온다고

늦었다 했다.

 

더 커서 돐이 지나고 그러다보면 에미를 알아 보겠지만, 분유를 먹고 자라니

딱이 에미와의 유대감을 못 느끼는 모양이다.

준서처럼 통 떼어 키웠는 아이들이 돐전에 에미에게 가지 않으려 하는 경우는

보았지만, 한 집에 살고, 밤에 에미 옆에잠을 자는데도 할미만 찾는 경우는

또 생경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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