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장사 부자간 이바구......

우리가 초등학생이 되기전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서나, 겨울방학 때 낮에 방에서 놀 때였다.

그 때의 할머니분들은 아주 할머니 같았어도, 연세는 예쉰 안밖이셨는데, 요즘의 일흔 노인들과 흡사했다.

이바구라야 그리 길지도 안았다.

 

-과거보러 한양으로 갔는데, 가기전 고향에서 들은바에 의하면 한양 사람들은 걸음도 다르게 걷는다고 해서

 성문 밖에서 보니 걸음걸이가 달랐다.

보고그렇게 걸어 보았어도 잘 되지를 않았고, 이러다 걸음만 늦어진다 싶어 고향에서 걷던 걸음으로 걸으려 하니 그만 잊어 버려,

고향 오는 길에는 기어서 왔다 -

 

 

짚신장사 부자간이야기도 그런 류의 이바구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짚신을 삼아(?) 장날이면 팔러 가는데, 아버지의 짚신은 아들 짚신보다 값을 더 받는데도 더 빨리 팔리고,

아들의 짚신은 아버지 짚신이 다 팔린 후에야 팔렸다 한다.

그래 짚신을 삼으면서 아버지 하시는 것을 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아들 자신이 하는 것과 똑 같았고, 아버지가 병환이 나 저 세상으로 가기전,

짚신이 빨리 팔리고, 값을 더 받는 방법이라면서 알려 주시는 것이 있었다.

겉으로 떠들고,올라오는 짚 부스러기를 뜯어내어, 아들의 짚신도 값을 더 받을 수 있었고, 빨리 팔렸다 한다 -

 

구전으로 전해오는 교훈이 담긴 이바구를 우리들에게 당신이 들어셨던 대로

해 주신 이바구인 것이다.

 

어제는 건어물을 사러 종합도매 시장을 갔었다.

인도를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도록 매대에 얹어 놓고 물건을 파는 점포의 면적보다 뒷편의 창고면적이 훨씬 큰 그런 건어물상들이,

길게 이어진 건어물 도소매상이 있는 곳이다.

건어물은 그리 무겁지 않기에 보따리에 이고 동네를 돌면서 파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고, 상설 재래시장에도 건어물상이 있고,

인도에 앉아서 파는 보따리 장사도 있는 어디서고 팔고 사는 식자재이다.

 

 준서할미는 그 도매시장으로 가고, 또 늘 가던 상점으로 20여년을 다니고 있다.

다른 상점은 손님이 없어도 그 상회는 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래된 고객이 많고, 오래 된 고객들은 준서할미처럼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일년 중 제일 맛이 있을 때

유렴 해 두는 사람들이 있어 한번에 많이 사기에 액수도 높은 편이다.

그  때 그 때 먹을 것을 사는 단골 손님도 많다.

 

왜 그런가하면, 다른 곳보다 비싸지도 않지만, 물건의 맛이 정확하기 때문이다.

우리경제가 불황이 되고부터 구정 대목 말고는 그 집 앞을 지나다 보면 손님이 없이 혼자 앉아 있는 모습도 보았다.

전에 없던 모습이었다.

IMF 때에도 그렇지 않았는데, 불황이 마른반찬류도 줄이는 모양이었다.

다들 김장김치도 있을 것이니 그런가 보다.

어제는 준서네로 부칠 건어물을 사러 갔더니, 손님이 연이어져서 1시간 정도 기다려 주었다.

택배로 보낼 것이니, 길어질 것 같아 기다렸는데, 이젠 그만 기다리자 맘 먹었을 때 손님이 잠시 주첨했다.

오래된 고객들은 누구나 가격 흥정을 하지 않는다.

기다리다 보면 뜨내기 손님하고는 차이가 난다. 몇천원이지만 더 헐하게 말을 하고 그대로 사는 것이다.

 

산후 미역이 대각 한오리에 상품이 20만원 한다고 했다.

지금 다섯살, 여섯살 아기를 낳았을 때는 제일 좋은 것이 13만원이었는데, 그렇게 올랐어요? 라 묻는 고객이,

이 집에서 권하는 미역을 사  미역국을 끓여 보면 정말 좋다고 말을 했다.

 

그 상회는 좋은 품질을 비싸지 않게 파는 신용이 상술이었다.

누구나 알고, 말하는 - 신용-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