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김치밥국

이쁜준서 2025. 2. 3. 03:06

밥이 맛이 없으면 멸치 통째로 댓마리 넣고 김치밥국을 끓여 먹었다.
남편은 자라면서 너무 많이 먹었는지 아예 안 먹었는지
아예 먹지 않았고,
아무도 먹지 않는 것을 나 혼자 먹었다.
그런데 몇 년  김치밥국이 보기도 싫었다.

수제비를 맛나게 먹었는데,
수제비가 맛이 없더니
2년 전부터는 잔치국수가 맛이 없더니,
작년부터는 칼국수 손으로 밀어
파는 곳이 있어 비 오는 날 나가
사 와서는,
애호박, 감자 넣어  끓이면 맛이 있었는데  그 음식도 맛이 없어졌다.
입맛이  변해 가루음식이 싫어진 것이다.

어느 날 이웃친구가, 훈이할아버지가  음식을 다 맛없다고 해서 누룽지를 삶아 주는데 자꾸 줄 수 없어 김치밥국을
끓여 주었더니 점심때만 사흘을
주었는데 아무 말 없이 자시더라 했다.

그 후  그냥 이야기로만 듣고 흘러갔는데,
설음식 맛나게 먹다가 아침에  새 밥을 하면서 한 공기정도 찬밥을
김치밥국을 해볼까?
먹다 남은 김치 쏭쏭 썰고,
마침 쌀뜨물이 있으니 붓고
멸치가루  넣고 다시마 작은  조각 넣고 김치가 익을 때까지 끓이다가
찬밥 넣고 푹 퍼지게 불 낮추고
끓여서  먹는데  제대로 김치밥국 맛이 났다.

그러고는 아침 새 밥을 하면서
남은 식은 밥으로  오늘 아침까지 세 번째 김치밥국을 끓여서 나 혼자 맛나게 먹었다.
역시나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은 맞다.
세 번을 먹었어도 여전히 맛이 있었다.

초등1학년 입학해서 신장염이 걸려서 학교는 그만두고  신장염 치료를  오래 하면서 흰죽을  오래 먹었다.
그런데도 나는 여러 가지 죽을 좋아한다.
다른 죽은 끓이려면 번거로운데
김치밥국은 참 간단하고 맛이 있다.

남편이 늦잠을 자기 시작했다.
처음 얼마간은는 9시경에 깨워서
아침밥을  같이  먹었는데,
나는 거의 새벽 4시경  일어나고,
감기약까지 먹어야 하니 먹을 약도 많고,
쌀 씻어 준비해 두었다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전기압력솥에
밥을 해서  잘 저으주세요라 하면
바로  밥을 퍼서 상을 차린다

잡곡밥을 먹는데 나물들이 있고,
온마리 생선도  있어 당분간 백미밥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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