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설 명절을 앞 두고 옛 생각 1

이쁜준서 2022. 1. 19. 00:48

 

예전 돈도 귀했고,

대소쿠리도 구명난 것을 삼베를 덧대어 기워서 허드레 소쿠리로 사용 했다.

초등학교 가는 아이들이 공책이거나 연필을 살 일이 있어 돈을 달라 하면,

돈은 약에 쓸려고 없으니 하시면서 달걀꾸러미 하나 주셨다.

 

그 시절은 도시에 나가 사는 형제들과 나누어 먹을 건고추, 마늘 등을 했지

오일장만 서기에 실은 읍내도 들고 나가 봐야, 다들 농사를 짓고, 사지도 않았으니.

그러니 돈을 산다고 했는데,(농산물을 팔아서)

그래서 도시로 쌀 포대 이고 팔러 온 시골아지매들이 골목을 지나면서

쌀 사세요 하지 않고 쌀 파소 쌀 파소라 외쳤지 싶다.

지게에 나뭇집을 한 가득 지고 가서 땔감 나무를 팔아서 돈을 사고, 그 돈으로

농사에, 가용에 필요한 것들을 샀다.

누에를 쳐서 고치를 앉혀서,공매를 하고, 벼를 공매하고, 담배농사를 지어서 공매하고,

뜻박의 큰돈은 송아지를 사서 큰 소로 키우고, 큰 소가 송아지를 낳고 하는 것이였는데,

시골에서 소 살돈도 없는 집에서는 도시로 나간 형제나 친척들이 소 살돈을 빌려 주면

소를 사서 키워서 송아지 낳아서 키워서 판 돈으로 돌려 주기도 했다.

 

그러니 대소쿠리나 채반 같은 것도 설 대목이나 추석 대목에 몸에 온통 대소쿠리를 줄로 메어서 달고

머리에는 싸리채반을 이고 장수가 동네로 들어 오고, 차사 장 볼 것을 조금 알뜰하게 보고,

때로는 쌀로 주기도 하고,

살림살이와 알미늄 냄비 같을 것을 샀다.

그러니 알미늄 냄비가 닳고 닳아서 구멍이 나면 가끔 동네 어귀에 땜을 하는 사람이 자리 잡고

동네로 들어가  구멍난 냄비를 거두어 땜질을 하고 돈을 받아 갔다.

참 그러고 보니 남자 아이들과 남자 어른들이 일사에 신늘 고무신도 천을 대어 꾸에어서

소풀 뜯기러 갈 때등 집에서 또 한참을 신기도 했다.

 

명절에 명절 장 아껴 보면서 큰 그릇 하나씩 사는 것을 이룬다고 했고,

여자들의 그런 습관은 시어머님으로부터 나 자신도 70년대는 했었다.

70년대 스텐리이스 3중바닥 큰 곰솥도 그렇게 샀고, 찻상도, 큰 상도 그렇게 샀다.

그 70년대 산 큰 곰솥은 아직도 고추장을 만들 대 찹쌀가루를 삭히고, 메주콩을 삶고,

오박범벅을 하는 등 잘 쓰고 있다.

80년대부터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필요하면 샀었지 싶다.

 

제사를 시동생에게 넘겨 주고도 명절이면 남편이 서글픈 생각이 들까 싶어서 명절음식을 다 했다.

작년부터 몸이 부실해서 많이 줄였고, 올 해는 더 줄일 계획이다.

두 식구 한꺼번에 음식을 여러가지 해  명절이라고 한 상에 올려 보았자 얼마 먹지도 않고,

냉장고에 들어 갔다 나오고 다시 덥히고,

하기보다 두어가지 해서 따뜻할 때 먹는다.

그렇게 몇일을 해 먹는다.

 

내가 사는 이곳은 시골이었던 곳을 토지구획정리 해서  공단을 만들고, 아파트 촌을 만들고,

단독주택은 얼마 있지 않고, 대학 두곳이나 있어서,

전철도 멀지 않고, 버스는 어디든 다 갈 수 있게 편리한 곳이다.

 

오늘은 친구와 공단으로 후라이팬을 사러 갔다.

직접 생산하고 작은 코너에 진열해서 팔기도 하고  공장도 가격이라 싸다.

32,25, 후라팬과 26 궁중팬을  사고 또 길건너가서 그릇 도매상( 주로 식당에 납품하는) 곳에서

사각 이중팬을 샀다.

도매그릇 집도 시장보다 아주 싸다.

 

70년대는 설명절을 앞두고 식구가 많아서 80Kg 쌀 한가마니를 사 들였다.

그 쌀로 떡국도 넉넉하게 하고, 지금이사 방앗간에서 썰어서 파는 것을 사면 그뿐인데

가래떡을 뽑아 오면 이웃집들과 나누고 굳혔다가 집에서 썰었다.

 

시골 살 때도 엔간한 것은 디딜방아에 했는데,

가래떡은 읍내에 나가서,  뽑아 오셨는데, 설을 앞두고 쌀강정을 만든다고

집집마다 조청을 고와 놓았기에 그 조청에 가래떡 찍어 먹는 일은 어린 우리들에게는

신나서 학교에서 줄곧 뛰다 걷다를 하고 왔다.

집안에 약으로 쓴다고 꿀병이 하나 정도는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지금 꿀에 찍어 먹는 것보다

집에서 고은 쌀조청에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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