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말도 않되는

이쁜준서 2022. 1. 13. 06:18

 

40여년 지기중 한 사람이 우리집과는 버스 5정류장 ? 쯤에 살고 있다.

손주 둘을 키워주고 있다 보니 늘 바쁘고, 정기적인 만남이 있으니,

굳이 개인적으로 따로 만날 일은 없었다.

코로나가 있고 모임도 할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가끔 전화로 안부를 전한다.

 

월요장에 들려서 무청 시래기를 사고 과채와 생선, 곡식에 젓갈류까지

싸게 파는 곳에서 생선 4가지를 사 왔다고 했더니,

마트 근처에 키가 큰 아저씨가 파는 곳인가?

그렇다고 했더니,

둘째 손주가 가는 어린이집에서 보게 되는 할머니가 출퇴근을 하면서

그 근처 산다면서 귤도 한박스에 만원이고, 무도 500원밖에 하지 않고 해서

지난 해 봄에 한번 왔더라 했다.

월요시장까지는 버스를 타면 9정류장을 타고 나와야 하는 거리를 걷기 운동삼아

월요시장까지 걸어서 왔다가 갈 때는 버스타고 들어 간다 했다.

나물은 큰 무대기로 부어 놓았고, 파는 것들이 너무 ' 말도 않되는 가격' 이라서

취나물은 눈으로 보니 괜찮아 보여서 한 봉다리 골라 담아 계산 하러 갔더니

손으로 쓰윽 밀어보고는 5,000원이라 해서  근처에 사는 동생도, 며느리 집에는

손주들을 보아 주러 가니, 자기 집 셋 집이 실컨 맛나게 먹었다 했다.

가격이  ' 말도 않되는' 것이라 정상적이지 않은 곳에서  가져 오는지도 몰라서

다른 것은 사지 못했다고,

 

그 파는 아저씨는 60대 초반으로 보였고, 새벽 4시 30분경에 공판장으로 물건을 떼러 가고

생선을 가져 온다면 몇가지를 몇 박스씩 받아 오니 가격대가 헐할 것이고,

빈가게를 임시로 얻어서 시설 하나 하지 않고, 박스채로 아니면 갑바를 펴고 무데기로 부어 놓고

저울에 달아서 근량으로 팔고, 

물건을 받아와서 진열하고 하다보면 아침을 점심 때에야 장사하는 곳과 문으로 된 작은 공간이 있는지  아지매들 내 밥  퍼뜩 먹고 나오께요라 하고 밥을 먹고 나올 때도 있고,

파는 돈은 주머니가 큰것이 몇개 달린 파카를 입고 무조건 그 주머니에 넣는다.

종업원도 따로 쓰지 않고,  시간이 나는 친구가 잠시 와서 도와 주고,

오후 3시가 넘으면 세일에 들어가고,  또 손님이 몰리면 다시 세일 가격에서 또 세일을 하고,

생선을 손질 해 주지 않으니 집에 와서 손질하는 번거로움은 있어도 헐하고 싱싱하니

나도 가끔식 사 온다.

빈가게에 현금장사라는 잇점으로 물건은 좋은데  헐하게 팔다가 오후 3시가 넘어가면서는

말도 않되게 세일을 하고  또 팔다가 세일 하고,

오전에도 손님이 몰리면 반짝 세일도 하고,

그 장사에 도가 튼 사람이다 싶었다.

 

이웃 친구와 마트에  가면서, 또 월요장날 가면서 월요장에 먼저 들려서 그 가게에 들렸다.

마트에 들렸다 카트가 무거우면 전철을 타고 오고 그렇지 않으면 걸어서 온다.

가는 김에 둘러 둘러 다니는 것이지  꼭 사다고 가는 것도 아니다.

가게 안인데 바닥에 바로 박스나 갑바를 펴고 무데기로 부어 놓았으니 난전 같은 분위기가 좋고,

사람마다 비닐에 물건을 골라서 계산한다고 줄서서 기다리다  아지매들 하면서 떠 세일을 하면

다시 세일 하는 물건을 고르고,

도시에서 이런 재미난 곳이 있는가?

그런 매력이 있어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들지 싶다.

 

반듯 반듯한 길과 건물과 이웃과도 교류가 어려운 도시에서,

' 말도 않되는 '  곳이 있어서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곳이 있어 좋다.

방어를 회로만 먹었지  처음으로 무청시래기 넣고 고등어 지지듯이 지져 먹었는데,

비린내는 날까 싶어서 생강술에 생선을 재어 놓았다 조리 하기는 했지만,

생선살은 달큰하고 부드러웠고, 무청도 적당히  생선맛도 된장맛도 배여서

말도 않되는 것에서  각자  집의 식탁은 즐거움은 주는 장사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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