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5월의 꽃

따뜻한 맘들의 이야기

이쁜준서 2021. 5. 15. 03:57

 

 

 

저 망창 속에는 분갈이를 한 크고 작은 화분 8개를 분갈이 해서 4월의 기온과 햇빛이었다면

굳이 그늘을 만들어 주지 않아도 되는데,  5월 중순의 햇빛은 강하고 기온은 20도를 넘었기에

인위적으로 망창으로 그늘을 만들어 준 것이다.

 

보라색 저먼아이리스가 밥이 많아서 멀리 있는 친구를 오라고 했다.

우리 지방 수목원에서 친구를 만나서 구경하고 점식 식사에 커피숍에서 커피도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 했다.

쑥떡을 해서 냉동 해 둔것을 가지고, 뽕나무 순을 데쳐서 냉동실에 넣었던 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얼마전 갔을 때 병 커피를 샀더니 강하다고 한 이야기가 생각나서,

믹스커피 조금 담고 참외 2개 가져 가라 했더니 주시니 1개만 가져 가겠다 하고, (  믹스커피가 좀 맛나는 것이라서)

우리 집에서 저먼아이리스를 담고( 한 화분거리가 충분한 ) 이웃 친구네에서 5가지의 모종을

들고 가기에는 무겁게 담아서 갔습니다.

친 구는 버스를 타고 오고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정류장까지 우리 두 사람은 배웅을 나갔다.

 

 

이렇게 소소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사람 집에 사람이 오면서 자기 집에 먹을거리 가지고 오고,

정말 친하지 않으면 믹스커피 담아 주지도 못하고, 참외 한 개를 주지도 못할 것입니다.

( 우리 보다 젊어서핸드카트를 절대로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

더 주어도 무거워서 가지고 가지 못합니다.

올 해 두번째 왔는데 이웃친구네와 우리집에서 얻어가는 식물이 매번 들고 가기에는 무겁습니다.

 

몇 일 전 시골에 사는 친구와 전화 통화에서 올 해는 생각만 있고, 분갈이 시에 식물을 보내지 못했고,

지금은 늦었고 가을에 명자 화분 색갈 다르게 3화분, 다알리아 구근 챙길 때 다알리아, 챙기겠다 하는데,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친구 남편이 전화기를 넘겨 받아서 어느 꽃이 있으면 주세요라 했다.

아마릴리스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지금 2개 구근에서 꽃이 피었으니 가을에 드리겠다고 했다.

친구가 전화기를 넘겨 받아서 나도 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에게 달라는 말 하지 않는 사람이

형님한테 막 달라 하네라 깔깔 웃었다.

 

 

시골집에는 정원이 넓어서 여러가지 꽃을 키울 수가 있을 것이다 싶었고,

무늬병꽃, 서양붉은병꽃, 삼색병꽃을 바로 삽목을 했다.

다알리아 구근 정리 해서 식물 보낼 때 삽목 성공이 된다면 차이브등등을 함께 보내야 겠다 싶었다.

 

작년에는 시골 집을 사서 5,000만원을 들여서 올 수리를 하고 입주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내외는 꽃을 돈을 주고 산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사람들이라,

흰색토종붓꽃, 차이브, 나비수국,명자 정원에 심어도 그럴듯하게 자란 것은 내가 들고 갈 수 없어서

들릴 수 있는 동선이 있으면 가져 가라고 보내고 나머지는 내가 들고 갔던 적이 있다.

저먼아리리스 작은 화분에 몇촉 심어 놓은 것을 코로나 숙지면 한번 가면서 가져다 줄 것이고,

 

두 친구는 한 동네에서 살았던 오래 된 친구들이라 다들 자식이 태중에 있을 때부터 보았고,

10여년 넘게 한 동네에 살았기에 집안에 꽃들이 심어져 있으면 자식들이 부모님 계시는 집으로

왔을 때도 꽃이 피어 있을 것이다 싶다.

그렇게 해 주고 싶은 것이다.

 

2년전 새 집을 지어 입주한  외사촌 집에 잠시 들렸더니 정원은 큰데 야생화를 차 가지고 가서

사다 심었다고 집 주인은 자랑을 하는데, 내 보기에는 너무 모자랐다.

씨앗도 보내고, 식물을 뽑아서도 보내고 삽목을 해서도 보내고 온라인 몰에서 사서 그곳으로

배달 되게도 보내고  자기들도 그 이후 꽃피는 식물들을 자주 사서 보충하고,

그 누나가 올 5월에 가서 일주일 정도 있다 왔는데, 정원을 돌면서 이 꽃도 이 꽃도, 하면서

내가 보내 주었다고 자랑하더라 했다.

이제는 내가 보내지 않는다.

어울린 아름다움을 알았으니 자기들이 눈으로 보고 이쁘면 사다 심을 것이니 굳이 내가 신경 쓸 일은 없다.

그 올캐가 형님 블로그 구경하고 싶어요 하는 것을 미안하다 하고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그 올 캐는 올 해도 몇몇가지 내가 보낸 꽃들이 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 주었다.

 

 

서문시장에서 그릇 도소매를 하는 오래 된 그릇점에서 그 남자 주인이 다슬기를 잡으러 다닌다.

산중 계곡으로 들어가 맑은 물에서 잡아 오기에 1년에 한번 부탁해서 산다.

어제 연락이 와서 3Kg을 사 왔고, 손님들이 그렇게 많이 와도 내가 언니라 부르는 사람은 한 분 뿐이라면서

같이 간 이웃친구는 아지매라 부르면서 나한테는 언니라 부른다.

거래 한지가 20여년이 넘었다.

 

어제 꽃을 가지러 온 친구는 설대목에 이웃 집 옥상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바람이 확 몰아칠 때 친구집

이층으로 붙어서 화재가 났던 적이 있었다.

화재 보험에서 와서 신청 하면 600 정도 우리가 보상이 될 것이고 이웃 집에 청구할 것이다 하고 갔고,

노인 분 두분만 사시고, 아들은 따로 사는데 그 아들이 와서 저가 다 부담해야 하는데 잘 합의하자고

해서, 나가는 그 어깨 처진 뒷모습과 자기 친구에게 이야기 했더니 300만원은 넘을 것이라 하던데

아시는 곳이 있으면 고치시고 청구 하셨으면 좋겠다 하더라고.

우선 식물이 많이 죽었고, 공사 하기 전에 청소 하는 일, 종량제봉투 사는 일, 씻어도 씻어도 검은 물은

계속 나오더라 했고, 아는 이에게 부탁 했더니 180이라 해서 그 사람이 와서 공사는 했고,

돈을 주면서 200을 주기에 20만원은 공사 하시는 분들 식사나 한번 하라고 드렸다고.

 

그랬는데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할머니는 요양병원으로 모셨고, 할아버지 혼자 아들이 일요일에 올 때

시장 봐 드리고 했었는데, 혼자 계시다 옥상 계단으로 올라 가시다 엎어지신 모양새로 돌아 가시고,

일요일 아들이 실종 신고하고 경찰이 와서 계단에서 찾았다 했다.

 

무섭나? 했더니,

저가 화재 나고도 한번도 나쁘게 말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무섭지 않고, 외출 할 때는 할아버지 다녀 오께요

우리집도 봐 주세요 하고,

우리 집 계단으로 올라가면 그 계단도 보이고 해서, 할아버지 잘 계시지요 하면서 혼자서 인사도 한다 했다.

평소에도 먹을 거리를 자주 가져다 드리고 이웃으로 살아 왔다 했다.

빈집으로 남은 그 집 대문 앞에도 꽃 화분도 내어 놓고, 또 심을 곳도 있다면서 이웃 친구네에서 모종을 얻어 갔다.

 

우리가 서민이란 말을 한다.

본시 어려서 시골에서 자랐고, 도시에서 결혼 전 살아 왔고, 결혼해서도 도시에서 산다.

나는 늘 도시 서민으로 살아 왔다.

 

우리가 코로나로 잃어버린 것 중 가장 큰 것이 외출도 못하고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간에도 4인이상은 않된다고 하기도 한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것이 가장 큰 것일 것이다.

따뜻한 맘의 교류를 잃어 버린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내 주변의 따뜻한 이들과 맘 나눌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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