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아들 결혼식에 다녀 왔다.
서로간에 따뜻하게 지냈던 몇년이 있어서 얼굴 못 본지 오래 되어도 결혼식 연락이 왔고, 참석을 하고 왔던 날이다.
신랑인 막내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고만고만한 3남매를 두고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가셨고,
혼자서 아이들을 키워 왔던 엄마이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될 경제력은 되었어도 아직도 현장에서 일하고,
월급을 받는 사람이다.
요즘 결혼식에 가면 뷔페음식이 차려진 것은 많아도 실상 접시에 담아 지는 것은 몇가지 되지 않은데,
이 결혼식은 음식이 예전 뷔페음식이 처음 유행하던 때처럼 조금씩 가져다 먹고, 다른 음식을 다시 조금씩
가져 올만큼 맛나고 실속이 있었다.
신랑 당자도 직장도 좋고, 인물도 잘 났고, 듬직하고, 사돈 되시는 분들도 내외가 품위가 있어 보여서 좋더라
하니 남편이 요즈음은 부모 대의 형제들과 양가 가족들만 모여서 식당에서 인사하고 식사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 하기도 한다던데 뭐하러 그렇게 성대하게 하노라 했다.
친구들과 모임도 정리한지 수년이 흘렀고,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곳이 없다 싶어서 어디서 들었느냐고 했다.
야산 올라 갔다 내려 오면서 운동기구들이 설치 된 곳에서 운동을 하느라면 여자들도 운동을 하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고 한다.
어느 여자가 자기 남편 흉을 한참을 하면 다른 여자가 자기 남편 흉을 하면 맞다 맞재 하면서 그렇게 흉을 했던
여자가 다시 흉을 하고, 일행인 서너사람이 돌아가면서 남편들 흉을 본다고 했다.
돈도 제대로 벌지도 못하면서 반찬 타령은 또 얼마나 한다고 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더라 했다.
남편들이나 아내들이나 각자가 자기 입장에서 보는 것이라 저렇게 하면 아내들이 불만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나 싶어서 그 남편들이 잘못하는 것 같던가요라 했더니 남편들은 하나도 잘못 하는 것이 없더라 했다.
그렇다면 자기도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들도 있었고, 스스로 생각해도 그렇게 사는 것이지 왜 그런것이
나쁘다고 밖에서 여자들이 사람을 잡노 싶었을 것이고 말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 말을 한적이 없었을 뿐이다.
그 말 끝에 여자는 독한 여자와 독하지 않은 여자가 있을 뿐이다 했고, 나는 묻지 않았다.
일단은 아무리 친구라해도 남편의 체면도 있고, 그렇게 한다고 해결 되는 것은 없는데 누워서 침 뱉는 것인데
하지 않았으면 싶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것의 일상이 대다수의 남편들과 비슷한 것이 아니고, 너무도 심해서,
그렇게라도 말로 스트레스를 풀어서 자기 집에서는 남편과 덜 다투고, 남편에게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마음으로 싸우지도 않고, 끼니 잘 챙기고 살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우리 세대는 우리의 소리를 내지 못하고 늘 참았다.
우리 어머니들께서도 시어머니께 시 남매들께 남편인 아버지께 늘 참고 사시는 것을 보고 자랐기도 했다.
사람이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라 생각하고 맞추어서 살았지 우리 세대들은 모여서 남편 흉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자는 엄마라서 다 보듬어 안고 살아 왔다.
재방송에서 김수미 요리 프로그램을 새벽에 보았다.
옷들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추어 입고, 연예인 할아버지들이 그간에 둔한 칼질로 하던 것도 제법 익숙하게
보였고, 작고 아담한 김수미씨를 둘러싼 건장한 키의 할아버지와 보조 해 주는 젊은 사람이 화면에 잡혔는데,
그렇게 보기 좋았다.
그 프로그램을 않보았는데, 둔한 칼질만 있는 것도 아니고, 시키는대로 따라 한 것도 아니였을 것이고,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가 만들어 졌을 것이고,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 졌겠지만, 앞으로 더 한다해도
더 익숙해 질 것은 없어 보였다.
내가 그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작고 여린 할머니라도 고분고분한 것이 아닌 건장한 할아버지들에게도
싸여 있어도 훈훈하게 할 수 있는 하늘에서 타고난 힘이 있다 싶어서이다.
남편들도 고치면야 좋겠지만 나이가 들어도 생활습관은 고쳐지지 않는 것이고,
참아 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편 흉을 보더라도 찻집에서 소곤소곤 이야기 할 정도이지 야외에서 큰소리로 그것도 매번 같은 친구들을
만나서 자기 남편을 모르고 당하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일이면 2019년도 밀려나고 새해가 시작 될 것이다.
노년이라고 우기지만 몇년 안에 노인 대열에 들어 설 것이고, 노년인 이때 아름답게 살고 싶다.
다섯살 준서의 크리스마스 트리
블로그 벗님들
올 한 해도 감사드립니다.
각자가 색갈이 다른 사람들끼리 온라인 상에서 우리들은 정을 나누었지요.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요.
2020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또 아름답고, 훈기 있는 그런 정 나누기를 희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