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없이 새벽에 잠이 깨서, 소리나지 않게 TV 한참 보다가 동지 후 일주일 뒤인지라 07시무렵은 날이 아직
그저 사물을 분간할 수 있지 명확한 것은 아니다.
전기밥솥에 밥을 해도 쌀을 씻어서 30분정도 두었다 하면 밥이 부드러워서 쌀을 씻으면서 맨손으로 했더니
손가락 끝이 곱다.
남편이 점심을 밥으로 않 먹은지가 1년이 넘었다.
계란도 삶기도 하고, 빵이나 떡을 사오기도 하고, 감자철에는 감자를 자주 삶았고, 다른 고구마는 밭에서
한창 굵어갈 때 올 고구마가 나올 때부터는 고구마를 사 먹었다.
요즈음은 무안 황토 숙성 고구마란 것을 10Kg 박스를 사다 먹고 다 먹어가면 그 고구마를 계속 가져다 파는
작은 마트에 가서 살만한 때깔이 있으면 다시 사온다.
고구마는 적당한 크기가 제일 비싸고, 어중간한 크기도 그대로 삶을 수 있는 것이 그 다음 가격이고,
아주 굵어서 칼로 잘라서 익혀야 하는 것은 적당한 크기 가격의 반 정도로 살 수 있다.
잘라서 익히는 것이 번거로워서 그렇지 분이 꽉차서 더 맛이 나고, 굵은 고구마는 겨울 중간에는 절이 삭아서(숙성)
깎아서 생고구마로 먹어도 맛이 있다.
예전 어린시절 비가 오나 더운 한여름이나 겨울 방학전의 추운 때도 십여리길을 걸어서 등교 했다.
누가 고구마를 가져 오면, 너무 커서 입을 대어 베어 무는 것도 어려워서 조금씩 잇발로 뜯어 먹듯 하면서,
돌려 먹다 보면 앙물어서 한 입 베어 물고 학교 가는 등교길에 날 고구마를 먹기도 했다.
그렇게 큰 고구마는 서너개만 고구마 가마니에서 끄집어 내어도 고구마가 쑥 내려 가니 , 엄니 몰래 가지고 오고,
아이들이 번갈아 가면서 고구마를 가지고 왔었다.
먹던 고구마가 있어도 새로 사온 고구마 맛본다고 사온 다음날에는 새 고구마를 찌거나 밥솥에 넣어 익힌다.
올 해 사온 것 중에서 제일 크기가 커서 아침 밥 솥에 세 조각을 내었다.
어려서는 고구마를 가끔 가마솥에 싸리로 만든 큰 채반을 넣고 한번에 많이 쪘다.
어느 집에서 많이 쪄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면 몇일 있다가 또 다른 집에서, 또 다른 집에서 나누어 먹을만치
넉넉하게 쪘다.
한번만 쪄 먹어도 고구마 가마니는 쑥 내려 갔고, 고구마는 오래 되면 상하기에 굳이 오래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어려서는 간식이라는 것이 따로 없었으니 달콤한 찐고구마를,손가락은 찬 바람에 곱은데도 뜨거운 양푼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서 이웃에 드릴려고 가는 심부름은 언제나 신이 났다.
모든 것이 넉넉한 세월을 살고 있어도 가슴은 허 할 때가 많은 세상을 우리들은 살고 있다.
고구마 10Kg 한 박스를 새로 사면 쪄서 한번은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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