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떨어져서 공판장으로 사과를 사러 갔다.
소매로, 또는 도매로 경매를 받아서 파는 사람들, 또 경매를 받은 사람에게 그날 팔 수 있는만큼을 되받아서 파는 사람,
통로 양쪽으로 파는 사람들이 과일 박스를 놓고, 소쿠리에 담아서 파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쭉 둘러 보다가 과일이 맘에 들고 가격이 맞으면 사게 되는데, 공판장에서의 과일 사기는 단골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날 경매 본 과일 박스당 1,000원~2,000원을 붙여서 파는데 그 사람이 물건을 늘 경쟁력 있게 받을 수가 없기에.
몇년 전만해도 사과, 배는 15Kg이 한 박스의 중량이었다.
이제는 10Kg이다.
우리가 지나가는데 오늘 경매 뜬 것인데 정품이고 맛도 기가 막힌다. 보고 가소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한 박스에 33개, 한개를 깎아서 맛을 보여 주는데 정말로 맛이 있었다.
한 박스씩 싣고, 고구마, 마늘, 무 등등을 파는 곳으로 갔다.
고구마가 맘에 드는 것이 있는데 파는 사람이 없다.
한바퀴 돌아 와도 역시나 였다.
사과를 산 사람에게 물었더니 어찌나 성격이 무서운지 가격 잘못 알고 팔고나면 적게 받은 것을 물어 내라고,
다구치고 아무도 갈지 못해서 내가 전화로 불러 주께라 했다.
전화를 했고, 왔는데,
어디를 갔다 왔어요? 한바퀴 돌아와도 주인장이 없어서 부탁을 했지요라 하고,
값을 물으니 17,000원인데 기다렸다 하니 1,000원 빼주께라 했다.
통로 맞은편에 과일도 파는데 그 규모가 컸다.
중개인 몇호라고 팻말이 붙어 있었다.
그 곳에서 단감을 1박스 사서 친구와 나누었다.
고구마가 맛이 있으면 또 사러 올께요라 했더니 와서 깎아 달라고 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아직 올지 말지 미지수인 손님인데 깍아 달라고 하지 말라는 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 아무도 못 갈는 사람이란
말을 듣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사과박스 위에 고구마 박스를 싣고, 전철에 탔는데, 두사람이나 그런 모습이니 뭐 샀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경노석에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같이 앉게 된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영감님이 물었다.
요즘 사과가 비싸던데요.
아니예요 상품으로 2만원을 주었으니 헐한 것이지요.
몇개나?
33개가 된다 합니다라 했더니,
두개 천원도 넘는데 비싸지 헐한 것은 아니지요라 했다.
내 남편이 그런 사람이라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생판 낯선 여자에게 과일 박스 값을 묻고, 몇개나 되던가 묻고, 비싸다고 한다면,
집에서 아내가 사온 모든 것의 가격을 묻고 비싸다고, 그것보다 더 헐한 것도 팔던데라고 코너로 몰아 붙일 것 같았다.
경제권도 그 영감님이 쥐고 있다면 아내 되는 분은 숨이 턱에까지 차지 싶었고,
경제권은 그 아내가 쥐고 있다면 서로간에 평화를 위해 바로 말해 주지 않을것이다.
세상 사람들 다 나름대로 지혜롭게 살아 간다.
이 때의 지혜란 것은 절대로 거짖말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또 올바르게 할려고 상대게게 그것은 틀렸다고
우기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할머니께서는 옳은 것이 바른 것이 아니다.
서로간에 좋은 것이 바른것이라라 말씀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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