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항아리

이쁜준서 2019. 11. 16. 01:17



           건채류는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하지 못한다.


건채류는 옥상 항아리에 넣어 둔다.

우리가 어렸을 때, 냉장고도 김치냉장고도 없었던 때는 도장이라고 빈칸 하나에 큰 항아리를 놓고,

보관을 했다.

쌀을 담는 것, 곶감, 어리(강정), 유과, 등의 마르고 양이 많지 않은 것을 담는 것, 잡곡류를 담는 것,

큰 항아리가 식품의 저장고 역확을 했던 것이다.

마른 식품을 저장하는 항아리는 직사광이 들지 않고, 바람은 통하는 곳에 두어야 하는데,

그런 곳에 큰 항아리를 놓을 곳이 없어서 옥상에 항아리를 모두 두었다.

고사리 봉지, 고추잎 건채, 고구마 줄기 건채, 취나물 건채, 옥수수 수염, 마른 칡등은 본래의 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항아리에 넣을 때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위에도 신문지로 두껍게 덮어두고, 유리뚜겅을 덮어 놓는데

신문지가 뚜겁게 덮어져서 직사 광선에서 보호가 되어 건채 색이  퇴색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2019년산 마른 표고를  1,2Kg 수년을 거래 하던 곳에서 6봉지로 포장되어 왔다.

육수를 특별하게 맛나게 내고 싶을 때도 넣고, 김장을 담을 때, 북어머리와 함께 넣어서 육수를 뽑기도 하고,

불려서 표고가 필요한 음식에도 넣는다.

1년 먹을 것이 된다.

건채를 넣는 항아리는 다시 내어 먹기 좋게 정리를 했다.


작년에는 대추가 헐해서 넉넉하게 샀다.

대추고추장을 담아 볼려 했던 것인데, 담지 않아서 적당한 항아리에 두었는데 잘 보관 되어 있었다.


          고추가루도 넉넉하게 사는 편이라 김장 때 빻아서 지퍼팩에 1,5Kg씩 넣어서 항아리에 겨울동난 보관하고,


설명절이 지나고 나서는 김치통 빈 것이 나와 있으니 김치통에 넣어서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한다.

그 항아리가 비어 있게 되었다 햇 다시마가 나오면 넉넉하게 사서 항아리에 넣어 놓는다.

햇것이 나올 때 사면 두껍고 좋은 것을 살 수가 있다.


남편의 형제들 3집이 오래도록 장을 가져다 먹었다.

그 때는 대두 한말 반으로 쑨 메주로 장을 담았다.

세월이 가면서 한 집만 오래도록 남았는데, 그 집도 내 쪽에서 장을 주지 않았다.

대두 한말 콩으로 쑨 메주로 장을 담으니 적당한 장독을 새로 장만하고, 된장독도 마춤한 것으로 들였다.

장은 4년만에 올 해 담았고, 아마도 4년 뒤에나 5년 뒤에 다시 담게 되지 싶다.

간장은 있어도 액젖갈도 쓰고 시원하라고 천일염으로 간을 하는 것도 있어서 집간장이 떨어져도

아쉬운 것은 없다.

된장이 떨어지면 대체 할 것이 없으니 꼭 장을 담아야 하지만, 형제들이 가져 가지 않으니 된장은 묵은 된장이

있게 되고,

처음 시작으로 치면 10여년이 된 된장을 먹고 있고,

올 해 장 담아서 갈라 놓은 된장도 있고, 간장을 뜨지 않고, 5되 메주로 된장을 담은 것도 있다.

된장 항아리도 크기가 다르게 3개가 담겨 있고, 고추장을 담을 항아리가 비어 있고,

매실을 담을 항아리도 2개,  그 밖에 올망졸망한 항아리도 몇개 된다.


멀리 충청도 어느 할머니가 쓰셨던 항아리도 몇개가 된다.

혼자서 고향에 사시다가 자식들이 모시고 가면서 할머니께서 평소 읍내 심부름을 해 주었던

50대에게 가져가라고 하시더라 했다.

독은 나쁜 것을 담지 않는다.

흙에 거꾸로 엎어 두었다 물로만 씻어  내어도 될 정도이니 가져 가라고 하셨고,

그런 할머니들이 가져가란 부탁을 하시고 간 항아리들이 많다고 했다.

항아리 장수가 다녀 갔다면서 아마도 전체를 팔것 같다면서  경주 본가로  가시면서 가져다 주셨고,

고추장 항아리나 매실 10Kg 담을 정도 되는 것은 나무곽을 짜서 택배로  보내 주신 것들이다.


이제 세월이 흘러서 나 자신도 언제까지 항아리를 안고 있을런지 모른다.

옥상이 있어서 세월이 흐르면서 정원이 되었고, 그래서 옥상 항아리들도 을시년스럽게 겨울을 보내고,

땡볕에 덩그라니 놓여 있지 않고, 정원 속의 가족이 되어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옥상정원의 여러 생명들을 사랑하고, 항아리들도 사랑한다.

다락에 올려 놓은 스텐큰 그릇등은 필요한 것이지 사랑한다고까지는 아니다.

옹기그릇 항아리와 스덴그릇인 큰 그릇은 그렇게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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