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소소한 일상에서

이쁜준서 2019. 10. 1. 05:14


어린시절 부산에서 생활에서,

결혼해 살던 내륙의 생활에서,

자주 먹던 생선중에는 꽁치가 맛이 있었다.

어린시절 부산에서는 석쇠에 굵은 소금 술술뿌려서 연탄불에 꽁치를 구웠다.

연탄이 나오기 전에는 정지간 아궁이의 숯불에 구웠고,

약간은 비릿하면서도 고기 살점은 달큰했다.


결혼해 내가 밥을 해 먹으면서도 석쇠에 굵은 소금 뿌려서 연탄불에 구었다.

현대식 주방으로 바꾸어지면서 주방에서 가스불에 모든 것을 익혀야 하니,

후라이팬에 꽁치를 굽게 되었다.

일단 기름에 생선을 구웠으니 그 기름맛이 싫었다.

그래서,

꽁치에는 간을 하지 않고, 한쪽에 칼질을 넣어서 구워서 양념장을 만들어 끼 얹어 먹었다.


비닐장갑을 손에 끼고 해도 생선을 만지는 과정들이 번거로워서 꽁치를 사 오지 않게 되었다.

간혹 구워 먹고 싶어도 마트에서 팩에 포장해서 놓은 것을 쥐었다가도 놓았다.

어제는 마트에서 꽁치가 아주 싱싱하게 보였다.

한 팩을 사 왔다.

생선을 굽기 전에 양념장을 만들었다.

양조간장과 액젓갈을 2:1로 넣고, 맛술을 3을 넣고, 옥상표 쪽파, 풋고추, 마늘도 쿵쿵 찧어 넣고,

갖은 양념으로 양념장을 만들었다.

여전히 만지기 싫은 꽁치를 한 쪽면에 칼질을 하고 구웠다.

양념장과 잘 어울려서 맛나게 먹었다.

생선 한번 먹겠다고, 개수대도 손도 번거로웠다.



월요장날이다.

저번 주만 해도 애동호박이 파는 곳이 별로 없더니, 찬바람에 열렸다면서 아주 이쁜것도 들판에 많이

호박을 심었던 사람은 많이 가져 왔기는 해도 거풀이 상처가 나 윤기나지 않았고,

이쁜 것들만으로 가져 온 곳에서,이쁜것으로 하나 사 가지고 오다가, 다른 곳에서는 더 이쁜 것을 팔아서 하나 더 사왔다.

짐이 무거워서 그렇지 그 두덩이로,호박전으로  호박볶음으로,

호박전은 수분이 많고, 전으로 익혀 놓으면 따뜻할 때 먹으면 달면서도 풋호박의 향까지 좋다.


내다 팔려고 가을 무 씨앗으로 기른 열무를 사 왔다.

무데기 지어 놓은 것이 3,000원이라 다소 많아도 사 왔다.

예전 시골에서처럼 된장, 고추장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나물은 데쳐서 무쳤다.

평소 한 끼니에 반찬을 여러가지 놓지 않으니 그 두가지만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마트에서는 육고기들을 사고, 시장에서는 채소를 사고, 사과도 사고,

핸드카는 무거웠다.

오는 길에 공원이 있다.

공원 입구 벤취에서 쉬고 왔다.

체력이 강하지 못하니 요즘은 뭐든 쉬엄쉬엄, 쉬면서 하자가 주어이다.


서글픈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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