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블로그 벗님 방에 갔더니 나뭇잎의 비 소리 듣는 것이 너무도 좋다 하셨다.
그 빗소리 들으면서 걸으면서 장사익의 찔레꽃노래를 불러 재꼇다고 했다.
나무잎의 비 소리 듣는 것을 즐긴다 하셔서 더 다정해 졌다.
.......... 침묵은 결코 수동적인 것이 아니고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침묵은 능동적인 것이고 독자적인 완전한 세계이다.
침묵은 그야말로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위대하다. 침묵은 존재한다. 고로 침묵은 위대하다. 그 단순한 현존 속에 침묵의 위대함이 있다. 침묵에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옥상이라 하면 훵하니 빈 공간인 곳을 생각하게 되고,
낡은 집이라면 잡동사니를 도시에서 바로 바로 버릴 수 없으니 잡동사니가 널부러진 곳이라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 옥상은 식물들이 자라는 곳이다.
3월의 봄에는 잎사귀 보다 먼저 꽃이 피는 나무꽃들이 있고,
그러다 일찍 핀 꽃나무에서 잎들이 나오고, 자라고,
4월에 피는 나무꽃들은 뾰족하니 잎사귀도 수줍은듯 작게 자리나는 가운데 꽃이 함께 핀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라,
잎사귀들은 자랐고, 짙은 녹색이 되기전 바라보기만 해도 싱그런 신록의 색갈에 빠져들게 하고, 잎사귀들은 많이 자라서
비가 제법 소리 낼 정도로 오는 날 그 잎사귀에 비 떨어지는 소리와 모양을 즐기게 된다.
3살아기, 두 돐이 한참 남은 분유 먹는 아기 준서가 나에게로 왔을 때는 아토피로 긁어서 금방 딱지 앉은 것도 있었고,
목이며, 팔, 다리가 긁었던 자국이 상처가 나아 가는 것에도 시차가 있어서 피부가 얼룩덜룩 했다.
처음에는 어찌 할 바를 몰라서 녹차만 들어 있는 티백 녹차를 끓는 물에 담그고, 목욕물을 받으면서 오래 된 천일염을 조금 넣고
녹차 티백이 우러 난, 뜨거운 물을 부어서 목욕물 온도를 맞추고, 머리와 살 접히는 부분만 비누칠을 하는 둥 마는 둥
그렇게 목욕을 시키고, 이웃 대학교 나무들이 많은 곳으로 가서 나무 밑에서 놀았다.
한달이 지나니 새로 긁어서 상처난 자리가 점점 줄어 들고 얼룩덜룩 하던 피부는 많이 나아졌다.
내가 식물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그 모양을 좋아 했기에 비가 제법 내리면 준서를 안고서 우산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 갔다.
비가 세차게 오면 업고 우산을 받고 옥상으로 올라 갔다.
옥상을 돌면서 비가 잎사귀에 떨어지는 소리, 모양,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 우산으로부터 흘러 내리는 빗물을 즐기다가 내려 오고,
호우성으로 퍼 부으면 업고서 10차로가 넘은 길을 건너면 발은 흘러가는 차도의 물에 철벅거리고 건너고,
건물 위에서 우수관을 타고 펑펑 쏟아지는 빗물을 보고, 계단을 타고 내리는 빗물을 보러 갔었다.
큰 건물의 지하 1층을 밖으로 노출시켜서 커피숍이 있고, 계단은 2 방향으로 내려가게 했고, 세찬 비가 내리면,
그 계단으로 내려 오는 빗물이 참으로 생동적이고, 우수관은 땅과 약간의 차이를 두었기에 콸콸 내리는 빗물도
소리와 모양이 다른 어디에서고는 없는 생동하는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매번 하지 못했다. 그래도 준서는 자주 보고 자랐다.
여름날은 현관문은 늘 활짝 열려 있고, 현관 앞에 3단으로 놓여진 화분에 꽃 위로, 잎사귀 위로, 대리석 현관 앞
바닥에 동그라미 그리면서 내리는 빗소리와 모양을 보다가는 옥상으로 가자고 했다.
그랬던 준서를 데려 갔어도 나는 여전히 비 오는 날의 옥상을 즐긴다.
선물로 주신 초석잠뿌리를 먹고 남겨서 심었다.
꽃은 보았는데, 꽃이라 할 것도 없을정도로 작았고,
어린 새싹이 올라 왔을 때가 이렇게 곱다.
해가 질 무렵 옥상으로 올라가 분갈이 5개를 했다.
분갈이 한지 2년차, 3년차, 친구 집에서 온 것은 분을 엎어서 빼 내어 보니 5년차는 되었지 싶었다.
폿트식물 하나 사서 심는 것이나, 풀꽃 분갈이야 쉽지만,나무 분갈이가 3년차부터는 흙을 파 내고, 뿌리를 잘라내고
다시 분에 심으려면 일이 많다.
2개를 목표로 시작한 것이 5개나 하고 나서 바쁘게 저녁식사 차려서 먹고 나니 겨우 일어 날 정도로 고단하다.
식물에 맞추어서 할려면 할 것이 아직도 많아도 오늘만 해도 분갈이 시기가 늦어서 살음을 하기에 혹여? 싶은데,
올 해의 분갈이는 끝을 내었다.
거름 성분을 최대한 줄였다. 새 뿌리가 나올 공간을 마련해 준 것으로 하고, 살음을 하고 나서 유박을 위에
뿌려 줄 생각이다.
올 해는 분갈이 한 나무들이 살음을 잘 했다.
앵초는 꽃이 지고 나서 하면 너무 늦을 것 같아서 꽃이 핀 상태로 했는데도 기침 한번 하지 않고, 그 꽃을
뿌리 살음을 하면서도 끝까지 시들지 않고, 피워 주었다.
쏘옥 뽑아서 더 큰 화분에 소롯이 넣는 것이 아니고, 뿌리도 잘라내고, 흙도 털어내고, 상층부 가지도 자르고
삼투압에 걸리지 않게 흙도 배합을 잘 해야 하고, 그래서 가꾼다는 표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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