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늦은 분갈이

이쁜준서 2017. 5. 5. 11:55


 

 

 

설명절 무렵 옥상 노지에서 월동을 하는 이 명자나무를 따뜻한 거실로 들였습니다.

꽃이 피기도 했었고, 4월 중순경 밖으로 내었다.

외기와 햇빛에 적응을 하고 나서는 분갈이를 해서

옥상에 두었습니다.

 

꽃샘추위가 4월에도 밤과 이른 아침에는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조끼를 입고 옥상에 올라야 하는 날이 많았고,

어떤 날을 빗물이 약간 고인 화분 받침대에 살 얼음이 얼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살음을 했습니다.

 

살음을 하더니 실내에 들어 와 한껏 꽃이 피지 못했든지,

꽃몽오리가  다시 생기고,  이렇게 꽃도 피었습니다.

겨울에는 화분이 작았고, 분갈이 한 화분은 크기가 넉넉한 것으로 바꾸었고,

거름 흙도 있을 때 였습니다.

 

명자나무는 외목대로 자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화분의 명자나무는 키가 자꾸 커더니 너무 큰다 싶으니

제 스스로 옆으로 가지를 꺾었습니다.

잘 키우면 아주 멋진 나무가 될 것입니다.

 

 

 

 

아침 06시 30분경에 옥상에 올라 갈 때까지는 호스를 끌고 다니면서 물을 주겠다고 올라 갔습니다.

아침에 물을 주어도 한 낮이면 잎이 생기를 잃어 버리는 화분이 눈에 들어 와서 이렇게 두면 내년에 제대로 된 꽃을 못 본다

싶어서 분갈이를 했습니다.

뿌리가 꽉 차서 물이 중간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고, 옆으로 빠지고 물받침 그릇에 그 물이 고이고, 바닥까지 내려온 뿌리가 흡수해도, 수분이 모자라서  한 낮이 되면 생기를 잃어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한 개를 손 대니 다른 화분들이 눈에 들어 오고, 그래서  중간에 내려 와서 아침 밥을 먹고,  다시 올라가 오전 10시 50분까지 거의 4시간을 분갈이를 했습니다.

거름 흙은 없고,  새뿌리가 자랄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살음을 하면 유박이란 비료를 화분 위에 얹어 주는 것으로  웃거름을 할 것입니다.

사흘 전에는 제법 큰 화분 5개를 분갈이 했는데, 어제까지는 시들지 않았습니다.

낮 기온이 22도가 넘는다는데도 잘 견디고 있습니다.

뿌리 까지 잘라 내고, 뿌리 사이의 흙을 대강 털어 내면서 하는 분갈이를  하기에는 늦었습니다.

그냥 걱정 되어서 잘 살음을 하거라 했습니다. 저는  그 말 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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