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봄이 좋고, 봄 중에서도 4월이 좋다.

이쁜준서 2017. 4. 10. 05:00


3월은 겨울 뒷 끝 음력 2월 추위가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어디 나갈려면 스카프, 마스크, 얇은 장갑까지 챙기고 나서야 했습니다.

그러나 남녘의 매화 소식이 들리고, 우리 지방에도 매화가 피어 난다고 하고, 목련이 피고, 진달래가 피고, 그렇게 3월이 지나갔습니다.

4월 꽃의 달이지요.

옥상 정원의 온갖 꽃들이 연이어서 핍니다.

그래서 다투어서 핀다고들 하지만, 꽃들은 다 자기들만의 개성으로, 아름다움으로 때 맞추어서 피기에 다툴 필요가 없습니다.

4월에 피는 꽃들은 햇살이 낮시간은 보통 15도 내외가 되고 어떤 날은 22도까지 올라 가도, 밤 시간은 찬 공기를 바람이 실어 오고,

그렇게 찬 공기 샤워를 좋아 하는 꽃들이 피어 나는 때입니다.

아침 7시경 옥상정원으로 올라 갑니다.

아직이야 2~3일에 한번씩 물을 주면 되는데, 꽃이 필 때는 물 주기를 잎만 있을 때보다는 살펴 가면서 주어야 합니다.

꽃의 거반이 수분이라  꽃이 생생하게 피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 줄려면  수분 공급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이 봄 날   맘 아픈 소식도 들립니다.

생각 밖의 일이 생긴 지인들 집도 있습니다.

저도 평소대로 하지 않고, 나물반찬이 맛이 있어서 과식도 한두번 했는데, 부르고 대답하듯이 속이 탈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평소 없던 맛동산이란 과자가 집에 2봉지 있게 되고, 자꾸 자꾸 손이가요 손이가요 하듯이 먹다가 또 속이 탈이 났습니다.

평소 단 음식, 과자 같은 것을 먹지 않는데, 나물이나 나물전을 하면 다소 과식할 때도 있었지만, 과자 먹다가 속이 탈이 나기는 처음입니다.

우유도 맘대로 마시지 못하는데, 뭐 괜찮겠지 하고 우유를 데워서 먹었는데, 또 탈이 났습니다.

아마도 덜 나았는데  나을만 하면 또 원인 제공을  하고  그렇게 된 것이지 싶습니다.

사람 몸 손가락 10개가 있어도  약지 손가락 조금만 다쳐도 다친 정도에 따라 쑥쑥 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속이 탈이 나니 음식 조심을 해야 하니 제대로 먹지를 못하니 총체적 난관입니다.




왼쪽으로부터 당조팝, 수사해당화, 가침박달나무

아직 바람이 많이 불어도 수사해당화가 어제 만개를 했는데 바람에 꽃잎이 날리지 않습니다.

꽃몽오리가 많을 때는 꽃바침 색이 고와서 이런 색은 아닙니다.

만개하면 이렇게 몽환적입니다.





국어
(사람이나 그 기분이)어떤 일에 쉽게 슬퍼하거나 감동하는 데가 있다 더보기



아가씨 적에는 어학 사전에 나와 있는 센티하다란 뜻과 같았지요.

그래서 가을이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60대가 되니 봄이 좋아졌습니다.

온갖 생명이 돋아 나고, 온갖 꽃들이 피어 나서 생명이 기가 넘치는 것이 좋아서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봄에 생각 해 보니 봄 중에도 4월 한달을 제일 좋아 하는 것 같습니다.

5월은 늦봄이라 해도 요즘 계절의 경계가 불분명하니  초여름이 밀거니 당기거니 하면서 시작 됩니다.

낮에는 따뜻하다가 밤에는 찬 바람이 실려 와서 낮 동안 더워졌던 공기를 싣고 가고 찬 공기로 채워 주는 이 4월이 좋은 것입니다.


아침에 올라가면 꽃들은 밤새 물을 먹은 듯이 낮과는 달리 싱싱해져 있습니다.

햇살이 퍼지지도 않은 것은 당연지사인 아침 7시 방금 어둠이 밀려 났을 뿐인데도  꽃사진을 찍으면 참 곱게 잡힙니다.

한 때는 빛 반사가 있으면 제대로 찍히지 않고, 너무 일찍은 시간은 빛이 부족해서 오전 10시쯤 사진이 더 곱게 찍힌다고,

그 시간에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올 해는 달라졌습니다.

아침 7시경 꽃을 만나면서 사진이 어떻게 잡히던 그 싱싱한 생명들과 얼굴 마주 하고프고, 사진으로도 찍고 싶은 거지요.

색이 잘 살려  진 그런 사진에 욕심이 없어지고, 그 순간 내 기분에 맞은 사진을 찍고 싶은 거지요.


오늘이 4월 10일 입니다.

수사해당화가  만개가 하고, 만첩복사꽃 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가침박달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언제나 바람이 제법 붑니다.

꽃사진을 찍으려면 잠시 멈추어 기다리고 샷터를 눌리는데 찍지도 못 했는데, 다시 바람이 불고, 달력의 날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해도, 가침박달나무 꽃이 피어 날 때가 내가 좋아 하는 나만의 봄의 절정입니다.

참 아름다운 때입니다.




자란을 올리고 꽃사진을 내일까지 올리지 않으려 하니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2017년 4월 10일 낮 12시 18분입니다.

중간에 사진은 오늘 이른 아침 옥상정원 올라가기 전 자란 사진을 찌고,

옥상정원에서 바로 찍었습니다.

시간을 새벽 5시로 조절해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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