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팔월 열사흘 달을 방안에 누워서 본다.

이쁜준서 2016. 9. 14. 06:34




2016년 음력 팔월 열사흘 달





달빛으로 구름도 보입니다.

밑의 배경처럼 보이는 것은 앞 집의 옥상 난간이고 달이 옥상 난간 위로 뜨 있습니다.


달빛은 때때로 만감을 교차하게 만듭니다.

이사 오기 전은 한옥이었는데, 남쪽으로 난 그리 크지 않은 창으로 달빛이  불을 따 끄고 어린아이들과 누워서 보면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아이들도 잠들고, 달빛도 돌아 가버리고, 밖으로 나가면 별빛이 좋았습니다.


여름 날 저녁 때가 되면 세멘트 바닥의 열기는 물을 끼 얹어서 식히고, 자리를 깔고 그 때쯤이면 아이들은 씻고 편안한

옷으로 갈아 입었고, 밖의 자리에서 저녁을 먹고, 간식거리가 있으면 옥수수등을 먹었고,그러다 아이들은 잠이 들었습니다.


큰 아이는 깨우고, 작은 아이은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안아서 방으로 눕히고, 밖에서 더 누웠다 안으로 들어 왔었지요.

달빛은 가을 밤에 비취는 것이 가장 아름다웠고, 부드러웠습니다.


어린아이 시절 고향 마당에서 여름날 저녁 식사를 하고 더워서 덥석에 누워서 놀다 보면,

그 시절은 하늘의 별들도 더 초롱초롱 했었고, 별들이 강을 이루었지요. 은하수.



 이 집으로 이사 와서 정신 없게 보내다가 어느 날 밤 남쪽 창으로 달이 보였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어제 누워서 보이는 달이, 달빛이 좋아서,

준서외할아버지께 내 폰으로 저 달 찍어 달라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뭣을 해 달라 하면, 많이 고단한 갑다 싶어서 해 줍니다.


오늘은 아직은 조용해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밥을 지었습니다.

옥상 식구는 어제 일몰 후에 호스 끌고 다니면서 물을 주었고, 그래서 아침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블로그 벗님들,

2016년 추석 풍성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