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할미는 준서네를,
준서가 보고 싶어서, 딸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간 적은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결혼식이 있어 참석하고 준서네를 가면, 이불 빨래도 하고,- 아파트의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는 이불 빨래를
가로가 모자라도 널기는 하는데, 사람이 집에 있어서 베란다 창문을 열어 놓고, 널어도 이틀이 걸려도 뽀송뽀송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니 난방을 하는 계절에는 하루에 이불 2개씩 세탁기에 돌려서, 보일러 온도 높이고 안방 바닥, 거실 바닥에 널어 놓고,
뒤집어 다시 펴 놓으면서 말리면,
오후 늦게가 되면 뽀송뽀송 마르기에 하루 2개의 이불 커버를 아이들이 그 날 저녁에 덮고, 깔고 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거실 바닥에 펴 놓았다 저녁 때 걷어 놓았다 그 다음날 다시 한번 펴 놓으면, 뚜거운 면 매트도 뽀송뽀송하게 세탁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난방을 하는 기간에는 할 수 있지만, 여름에나 초 가을에 가게 되면 바닥에 펴 놓을 수 없어서 못해 줍니다.
앞으로 준서세대가 성인이 되면, 아마도 이불빨래는 세탁소로 가져 가는 것이 70~80%가 되겠지만, 준서할미는 아직은
세탁소에 보내어 이불을 세탁해 오는 것에는 동의가 않됩니다.
준서네를 가면 음식을 하기에 꼭 필요할 만한 스텐다라이등은 사 보내었지만, 옹색 합니다.
집에서 열무김치 담고, 오이 소박이 담고, 반찬 몇가지 해서 갑니다. 어느 엄마들도 다들 반찬을 해 가지고 가실 것이지요.
어찌 어찌 하면 소고기육개장을 끓여서 가기도 합니다.
준서아빠가 데리러 오기나 데리러 못 오는 때는 반찬은 못 가지고 가고, 준서 짐은 택배로 보내고,
준서와 KTX를 타고 가면 준서아빠가 전철역으로 마중을 나오고 그렇게 준서네를 들어 가면 매 번 눈에 익지 않고, 낯섭니다.
차도 타고 갔고, 고단하기도 하고, 낯선 주방에서 식사 준비도 하기 싫고, 준서에미 야근을 하는 날은 잠시 왔다 가고,
준서아빠가 준서 먹고 싶다는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옵니다.
그 다음 날 부터는 준서할미가 아침밥을 짓는다 해도 준서하고만 먹고, 대부분의 저녁밥도 준서랑 먹지만, 때로는 준서에미가
와서 저녁밥을 먹을 때도 있고, 밥상도 채려내고, 설겆이도 준서할미가 하니,
어느 날 준서가 여기는 엄마 집인데, 왜 할머니가 할머니 집에서도 설겆이를 하시고, 여기서도 하나?
엄마가 해야지라고 일침을 놓은 날이 있었습니다.
준서에미도, 준서할미도 순간 당황 했는데, 준서에미가 하는 말이 너도 힘이 들 때는 엄마가 도와 주는 것이 좋은 것처럼
나도 우리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 해 보면 바쁜 직장생활에 다섯살에 데려 갔으니 먹이고, 씻기고, 말 대답 해 주어야 하고,
즈그는 아침밥을 먹지 않지만, 준서는 아침밥까지 챙겨 먹이고, 출근 길에 유치원에 데려다 주어야 하고,
방학이야 거이 우리 집에 준서가 와 있지만, 늘 준서 챙기는 일에서 마음을 긴장하고 살아 가야 하고,
집안 일도 버거울 것이라 가 있는 동안은 준서할미가 다 해 줍니다.
우리 친구들은 시어머니 자리가 되어도, 친정어미 자리가 되어도, 자식 집에 가면 밥 해주고, 설겆이까지 해 준다고 합니다.
딸이던, 며느리이던, 직장 출 퇴근하면서 아이들 키우고 살아 가는 것이 참 고단하게 보여서 그리 합니다.
엄마란 자리의 우리들 세대의 맘입니다.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파고 후에 더 도드라진 창의적인 교육 문제 (0) | 2016.05.28 |
---|---|
하나를 포기하면 또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될 겁니다. (0) | 2016.05.18 |
2016년 5월 15일 -아마릴리스 (0) | 2016.05.16 |
옥상 식물들과의 아침 시간 (0) | 2016.05.14 |
호의와 까탈- 밀면 밀려야 하는 사람 관계 (0) | 2016.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