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봄처럼 나물 밥을 하다

이쁜준서 2016. 1. 12. 04:33

 

 

도라지 1Kg

설 명절을 앞 두고, 도라지 1Kg을 요일장에서 사 왔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밀려서 지난 주 월요장에서 사 왔던 것을

한 주가 지나고 손질 했습니다.

 

손질한 도라지를 살짝 데쳐서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

설명절에 나물을 하면 요긴 합니다.

 

일이라고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일도 하는 중에 재미가 난다는 것이지요.

이 도라지 손질하기가 겉 껍질 까면 하얀 속살이 납니다.

금방 손질하는데 다른 색의 모습이 되니  재미가 나지요.

 

도라지 2Kg

요일장도 아닌 어느 날 목욕탕에 갔다 오는 길

인도 바닥에 펴 놓고, 한 쪽에는 어떤 50대 후반 아주머니가

녹두, 팥, 들깨, 대두, 서리태와 냉이등의 나물을 팔고 있어서,

녹두 한 되 12,000원을 주고 사고,

 

조금 떨어져서는 역시나  50대 후반의 아저씨 한 분이 도라지, 연뿌리를 팔고 있는데,

연뿌리가 아주 싱싱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는 끝에서 끝인 곳에서 사시는 자경농이었는데,

오늘은 이 쪽이 장사가 잘 된다 해서 평소 시장에서 자주 보던 저 아지매하고 이곳으로 왔는데

재미나게 팔린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아저씨가 그 날 재미나게 팔렸던지,

그 후 월요장에 한번 오셨길래 우엉을 사 드렸는데, 어제도 월요장이 오셨길래,

도라지 2Kg을 사 왔습니다.

 

손질해서 반은 냉동실에 넣어 두고 익혀서도 먹고, 생으로도 먹을까 합니다.

 

도라지 생채

초장을 담아 먹으면 상온에 두어도 되고, 김치냉장고에 넣고 먹어도 됩니다.

식재료가 많이 들어 가는데, 아이들이 같이 살지 않으니 초장이 일년에 몇번 쓰이지 않아서 그 때 그 때 만들어 먹습니다.

 

겨울도라지는 단맛이  더 있습니다. 아삭아삭 하기도 더한 것 같구요.

고추장꺼리로 곱게 빻은 고추가루 2스푼에 오미자 건지에 식초 부어 놓은 것 조금 뜨 내고,

파 한 대궁이를 걀쭉하게 얇게 썰고, 마늘 아주 조금 넣고, 깨소금, 참기름, 산야초발효액을 2.5스푼 넣고, 먼저 양념장을 만들었습니다.

손질한 도라지를 양념이 적당하게 묻을 양을 넣고 조무락거리고 무침을 만들었더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혀 끝에는 도라지 향이 감돌고,

겨울 도라지 생채가 맛났습니다.

 

 

 

 

 

 

마트에서 셀로판 봉지에 넣은  겨울초 나물이 이렇게 예쁩니다.

살짝 데쳐서 녹색나물로 할려구요.

이 겨울에 초록의 나물 색이 참 곱습니다.

 

겨울 시금치는 단 맛이 강합니다.

나물로만 먹을 때는 단맛이 나도 시금치 나물은 그 특유의 맛이 있지만,

비빔밥에 넣기에는 단 맛이 입에 맞지 않습니다.

아마도 보온 따로 하지 않은 비닐 하우스에서 자란 것이지 싶습니다.

노지에 그냥 키운 것은 이 때쯤은 발가스럼한 색도 잎에 섞여 있거든요.

 

 

냉이 2,000원어치가 이렇게 많습니다.

씻고 또 씻어서 물에 담궜다 건져 놓은 것입니다.

무청씨래기와 함께 넣어서 시골 된장으로 된장 뚝배기 할 것입니다.

 

콩나물도 손질해 두었습니다.

오늘 아침은 보리쌀 서리태 넣고 먼저 한번 삶고,

현미찹쌀, 흑미찹쌀, 차조, 찹쌀, 맵쌀 넣어서 밥을 지어서

오늘 아침은 나물밥을 할 것입니다.

 

내 고향은 비교적 남쪽이라 입춘날에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씨린 겨울 바람 속에

해가 잘 드는 논둑 밭둑으로 다니면서 호미로 흙속에서 빼곰하게 내민, 봄 나물을 캐 옵니다.

 

봄나물이라면서 입춘날 그 나물을 먹었지요.

오늘 아침은 겨울 속에 봄이라 하기에는 이른 입춘날에

들에서 봄나물 캐고, 아랫목에서 기른 콩나물에, 무 나물을 먹었던  겨울 속에 입춘 날처럼

나물 밥을 할 것입니다.

 

냉이 넣은 불고기

불고기 양념을 해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것이 있어서,

불고기를 볶으면서 냉이를 넣어서 볶았습니다.

냉이는 잎과 잎 사이에 모래 정도의 돌과 흙이 들어 있는데,

씻어도 씻어도 식탁에서 바작 거릴 수 있어, 15번정도 씻었습니다.

 

냉이향이 나는 불고기가 식욕을 돋구었습니다.

 

 

 

 

준서할미에게는 시어머님, 이모님, 친정 숙모님 부모님 대의 어른들이 계십니다.

준서할미가 한동안 전화 드리지 않으면 어른들께서 전화를 하십니다.

그 전화에는 우선 꽃 피는 식물 키우는 것부터 일을 줄이라 하십니다.

메주도 쑤지 말고, 몸 아껴라 하십니다.

한 해 한 해 앞으로는 꽃 피는 식물들이 정리 되어 가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그 속에서  행복한 시간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직까지는 파도 더 맛나는 밭에서 캐서 묶어 온 파가 눈에 보이고, 나물도 맛나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고,

멸치젓갈 맛난 거 먹으려고 부산 대변항으로 가서 담아 오고, 일반 재래 시장에서 김장에 넣을 생선- 황석어나 생새우등을

파는 것이 싱싱하고 더 양도 많은 것을 살려고 우리 도시 수협으로 갑니다.

말하자면 먹는 식재료를 조금 까탈스럽게 구합니다.

 

어젯 밤에는 도라지를 손질하다가 밤 11시경에 쉬고 싶어서 잠 자리에 들었는데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깼습니다.

푹 자고 일어 났더니 머리가 참 맑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는 냉이차 한잔 준비 해 옆에 두고 보리쌀도 삶고, 도라지도 손질하고 기분 좋은 아침의 시작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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