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웃음보 터진, 초파리 이야기

이쁜준서 2014. 10. 1. 00:00

 

준서할미는 이야기를 하다 낮에 본 것이나 아니면 지난 일 이야기에서 연상 되는 것이 있어,

웃음보가 터지면 배가 아플 정도로 잘 웃는 사람이었습니다.

50대 후반에 누가 그러더라구요.

어디에 복이 들었나? 싶었는데, 웃음 속에 복이 들어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꽃 줄기  하나에 한 송이씩 피는 꽃이라 60송이가 조금 넘을 때까지는 꽃이 피면 세어 보았는데,

이젠  그저 많다 입니다.

 

 

아이들이 객지로 나간 후에도, 

TV보면서 따라 웃기도 하고, 따라 울기도 하고,

아이들이 주말이 되어  집에 오면 이야기 중에 웃음보가 터지면 또 우리 엄마 웃음보 터졌다 할 정도 였고,

친구들과 대화 중에 하하 거리고 웃기도 했는데,

 

준서를 돌보게 되고,

아기 준서 노는 양을 보고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았는데, 준서를 보내고 나니 배가 아플 정도로 웃을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기분 좋아서 큰 소리로 웃을 일도 없어졌습니다.

 

 

 

오렌지자스민 나무 밑에 가지를 잘라 묻었더니

많이 번식 되었고, 이젠 꽃까지 피어 납니다.

 

 

이웃 친구와는 늘 같이 무엇을 하니,

이웃 친구는 식초 발효 시키는 것을 옥상 창고에 두었고,

준서할미는 빈 방에 두었는데, 한창 식초가 발효를 하는지 주방에도, 식초 발효 하는 방에도  거실에도 초파리가 보입니다.

초파리 나가라고 망창까지 열어 두어도 초파리는 나가지도 않는 듯 합니다.

 

옥상에 여주도, 수세미도 하루 햇빛을 보였는데, 그 담 날 비가 시작되어서,

여주를 널어 놓은 망창은 밑에, 그 위에 수세미를 늘어 놓은 망창을 얹어 놓고 비닐을 덮어서 비오는 옥상에 두었는데

오늘 비닐을 걷는데, 여주는 괜찮은데, 수세미에게는 초파리가 얼마나 많이 꼬였던지요.

 

아랫 층에 있는 초파리가 그 비를 맞고, 다 옥상까지 왔나? 실제 아랫층에는 초파리가 이만큼 많지도 않은데라고

이웃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 했더니, 마당에서,밭에서 따온 홍초를 손질 했는데도 초파리가 있던데, 설마 옥상에서 내려 왔겠어요.

수세미에서 초파리가 일어겠지요. 포도에서 초파리가 있는 것처럼요라고 했습니다.

홍초에도 초파리가 있었을 것이고요.

 

이웃 친구의 말이 타당한 것인데,

초파리가 식초발효 하는 방에 있는 것도, 주방에 있는 것도, 거실에 있는 것도,

그렇다고 예전 한 여름 꽁보리밥 소쿠리에 파리 있듯이 많은 것은 아니여도 하여간 그렇게 있더니

한 집에는 아랫 층에서 초파리가 옥상으로 간것 같은 마음,

한 집에는 옥상에서 마당까지 초파리가 내려 온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친구와 전화 통화에서 웃음보가 터져서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웃고 웃고 했더니.

초파리가 그렇게 우스운 것이가?란 말에 또 웃음보가 터지고,

또 친구가 토지에서 식초 단지를 머리에 이고, 내캉살자 내캉살자 한 말을 해서 또 웃게 되고,

식초 발효를 할 때는 흔들어서 초막을 깨어 주어야 하는데, 머리에 이고 내캉살자 내캉 살자 하는 것은 초막이 생기면

식초 발효가 멈출수도 있어 그리 한 것일텐데,

그 토지 속 이야기에 또 웃음보 터지고,

 

참 오랫만에 배가 아프도록 웃어 보았습니다.

그러니 소녀적 때, 하도 배를 잡고 웃으니 어른들께서는 그래 말똥만 굴러가도 우스울 때다 하셔서,

말똘이 굴러 가면 우스울 일이지라 연상하고는 또 웃기도 했었던 그 소녀시절처럼 오늘은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