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비가 와서 오렌지 자스민이 실내로 들어 오고.

이쁜준서 2014. 8. 18. 08:00

 

 

 

 

어제 늦은 오후부터 시작한 비가 일기예보에는 남쪽 지방에 따라서는 호우성 비가 내리니 비 대비를  철저하게 하라고 했다.

비가 시작할 무렵에는 바람도 제법 불어서 걱정을 했는데, 바람은  자고 비는 밤새 주룩주룩 소리 내며 내렸다.

아침에 옥상에 올라 가니 오렌지 자스민 꽃이 피었다.

오늘도  종일 비가 내린다고 해서 개화기간이 짧은 오렌지자스민 꽃 화분을  거실에 들였다.

실내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내일은 필 것이라는 것도 알았고,

이렇게 꽃공을 이루며 필 때는 밤에 피는지? 새벽에 피는지? 아침이면 피어 있을 것도 알았고,

비가 밤새 많이 올 것도 알았으면서도,

실내로 들여 주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과 연결 짓지 못해서 귀한 꽃 개화하는 것을 비를 잔뜩 맞혔다.

미안스러운지고.....

 

 

 

 

 

 

이 돌절구 통은 작으마 하다.

친정 숙부님께서 생전에 선물 받으신 것을 거실에 두고 참 좋아 하셨던 것이라면서,

준서에미 결혼식에 숙모님께서 아들과 함께 서울에서 참석하러 오시면서,

준서에미 낳아서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여름이면 늘 오라고 해서 사랑 해 주셨던,

결혼하는 큰 딸(준서에미) 주라면서이 무거운 것을 승용차에 싣고 오셨는데, 언제고 준서네로 갈 것이다.

준서할미 집은 거쳐 가는 곳이다.

 

예전 충청도 시골에서 준서할미한테도 우리 조모님 대에 사용 했음직한 색이 까만 떡시루와 그 떡시루만큼 큰 옹기 버지기( 설겆이용으로 쓰던)를

선물 받았다.

준서할미 여동생이 왔길래, 넓은 집에 또 인테리어에 취미와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

가져 가라고 했다.

요즈음 구하고 싶어도 구하기 쉽지 않는 그런 오래 된 옹기 그릇인데.

 

잠시 잠깐 작은 욕심을 비우면,

요긴하게 더 잘 사용할 사람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은 멀리서 버스를 타고  환승해서 지하철을 타고 친구가 찾아 왔다.

형님이 산나물을 너무 좋아 해서  한번 나누어 먹고 싶었는데, 맘 뿐이고 늘 넘어 갔었다 했다.

여름 휴가 받아서 아들 내외와 손주가 휴가를 떠나서 오늘은 집 치울 일도 없고, 쓱쓱 밀어 버리고 잠만 자도 되는 날이여서

우리 집에서도 전철로 6정거장인가? 떨어진 시동생 집에 오면서 맘 먹고 왔다면서,

도토리 앙금 앉혀 냉동 된것, 산나물 얼린 것 두뭉치, 경상도에서 두벌 옥수수라 부르는 토종 찰 옥수수를 가져다 주었다.

 

우리 엄마(친구의 친정모친) 남 주는 것은 먹을것을 주지 좋은 것 나중에 먹는다고 챙겨 두고 주지 말아라 하셨다 했다.

그 말처럼 귀한 것들을 가져다 주었다.

이런 것을 받으면 황송할만큼 고마운 맘이다.

먹거리가 온 것만이 아니고, 맘이 온 것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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