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
설날에 새 옷을 차려 입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명절에 입는 새 옷이란 뜻도 된다.
준서할미 초등학교 저학년 까지는 대도시에서도 명절이면 여자아이들은 한복감을 끊어다
엄니께서 밤에 시간을 내어 지어 두셨다 명절에 새 옷을 입혀 주셨다.
그러니 한복감을 끊어 온 날도 신이 났고,
아직 바느질에 손도 대지 않으셨던 때도 그 한복지를 몰래 꺼내어 볼 때도 얼굴은 저절로 웃음이 생기고.
그러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에 나이론이 수입 되다 나중에는 나이론 베를 직조하는 공장도 생기게 되고는
아동복을 만들어 파는 도매시장도 생기고, 소매상들도 생기고는,
그 때까지 시골에서는 여전히 한복감을 끊어다 설빔으로 한복을 지어 두셨지만,
도시에서는 화학섬유로 만든 아동복을 사 주셨다.
그 시절부터 어린아이들이 명절에 한복을 지어 주시는 것은 점점 없어지고,
아동복을 사 주셨다.
아동복은 학교 다니면서 늘 일상에 입을 수 있었으니.
그런데 지내 놓고 보니,
엄니가 천을 끊어다 지어 주셨던 설빔이 더 오래 오래 행복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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