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예전 배 고프던 시절의 준서할미 초등학생일 때도 수학여행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 여행을 울산군 산골에서 부산으로 갔었지요.
예전 그 시절에는 농사를 장거리 할 정도로 짓는 것이 아니고, 먹고 형제들 나눌 정도로 지었으니,
농산물은 가을에 벼 수확해서 수매를 해서 돈을 마련 했었고,
장날은 나뭇짐을 내다 팔고, 계란 짚으로 꾸러미 만들어서 팔고, 송아지 사 큰 소로 키워서 팔고 다시 송아지나 중소 사서
키워서 농삿일에도 쓰고, 농사 철이 지나면 다시 팔기도 해야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었지요.
송아지를 살 돈 마련도 않되는 집에서는 도시의 친척이 송아지 사 주면 그 소 키워서 에미 소 되면,
에미 소는 송아지 사 준 친척에게 팔아서 주고, 낳은 송아지 길렀지요.
그러니 평소에는 집에 돈이 참 귀했고,
아이들이 수학 여행이라도 간다하면 그 비용 마련 하기가 쉽지 않았으니,
간식이라고 들고 가는 것은 계란 삶고, 가을에는 미처 고구마 수확 철이 아니니,
초등6학년인 당사자가 고구마 밭으로 가서 둔덕 고랑에서 땅이 많이 갈라진 곳을 파서
굵은 것을 캐다 싸리 채반 가마 솥에 넣고 쪄서 가지고 갔을 정도였습니다.
밤을 주어 두었다 삶아 가지고 가면 밤은 고구마보다 윗 질의 간식거리였지요.
고구마는 수확 철에 캐어서도 숙성이 되어야 제대로 맛이 나는 것이라
굵다 싶어 캐도 달디 단 고구마 제 맛은 나지 않아도, 그래도 좋은 간식거리였지요.
그 시절 초등 6학년이 부산으로 수학 여행 가면 하루에 두번 다리가 들리고 큰 배들이 지나가는
영도다리 보는 것도 코스에 꼭 끼어 있었지요.
지금이사 구경거리가 새고 샜지만,
그 시절 다리가 반으로 갈라져 들리고, 큰 배들이 지나가는 것은 참으로 경이로웠습니다.
배가 지나가고 나면 다리로 변신하구요.
참 세상은 빨리도, 눈부시게 변했습니다.
20대만 해도, 언감생심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 보았던 것인데,
또 10월에는 친구들과 비행기 타고 중국여행을 다녀 올 예정입니다.
그 때 고구마 삶고, 밤 삶고, 달걀 삶아서 떠나 볼까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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