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내 손이 내 딸이다.

이쁜준서 2013. 8. 10. 09:43

 

동해안 촛대 바위

 

아침 4시경에 일어나 창문을 모두 열고 선풍기를 켜고는 우선 옥상은 좀 시원 할까? 싶어

올라 갔더니, 바람은 없어도 실내 보다는 한결 낫다.

열대야?

이제 여름이면 전국적으로 도시는 다 겪는 현상이다.

준서가 있어, 밤이면 에어컨 지킴이가 된다.

잠자다 일어나 끄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켰다가, 또 다시 더우니, 에어컨을 켜고, 또 새벽 4시경이면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고,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거두고 나면 흙을 옥상 바닥에 거꾸로 엎어서 말린다.

아마도 나쁜 잡균과 함께 유익한 미생물도 죽겠지만, 지기를 받지 못하는 화분의 흙은 자생력이 그리 많지

않을 듯해서 그냥 그것도 일이니, 힘들여 한 일이 뭐 나쁜 결과야 있겠나? 싶어 그리 한다.

해마다 고추포기를 심어 먹지만, 탄저병은 한번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소독을 해서는 이 화분 저 화분의 흙이 섞이고,

밑거름을 넣고,

그렇게 올 해처럼 밑거름이 흙과 섞이면서 나는 가스도 빠져 나올 휴식 기간이 있으면

제일 좋은 것이고.

 

그러니 비교적 큰 화분 10개의 흙을 두차례 사흘에 걸쳐서 말리고,

땡볕에 올라가서 2~3회 저어서 말리자니 얼마나 뜨겁든지....

준서외할아버지 쓸데 없이......라 하지 않고, 도와 주니 그래도 낫다.

 

오늘은,

그 후속 일거리가 많아서 일을 하다 보니 배가 고팠다.

일은 반도 하지 못했는데, 내려 와서 식빵에 쨈을 발라 한쪽을 먹고는 물도 먹고 다시 올라가 정리 정돈을

다 마치고 내려오니 8시 훨씬 넘었다.

 

여름날은 일하면서 땀으로 축축한 빨래,

타올 수건이나 속 옷도 축축하고,

그 양의 차이이지, 삶는 빨래를 매일 해야 한다.

가스 불에 빨래 삶는 통을 얹어 놓고, 삶아진 것은 내고, 다시 삶을 빨래 넣고, 서너번은 해야 한다.

몇년 전만 해도 한통 삶는 빨래 넣어서 욕실에서 거뜩 들고 주방으로 갔는데,

이젠 삶은 통 따로 들어 다 얹고, 빨래도 조금씩 가져다 넣고를 하는 것이다.

몇년 더 있으면 이것도 하지 못해 삶는 드럼세탁기를 사야 할 것이다.

 

손을 움직이고 몸을 움직이고,

이런 여름 날은 땀으로 옷이 다 젓고,

그렇게 일을 하고 나면 씻고 쉴 때가 되면 기분이 좋아 진다.

아픈 다리는 겨우 겨우 달래 놓았는데, 허리가 말썽이다.

잘난 것도 없고, 잘난체 하는 것도 아닌데, 유연 해야 할 허리가 뻣뻣하다.

일하다 앉고, 일하다 앉고 하면서 생각 해 보니, 이렇게 몇시간 일을 하는데, 허리 아픈 것도 당연하겠다.... 싶어

피식 웃었다.

 

물을 연거퍼 먹게 되어,

예전 여름날 콩밭 메고 점심 잡수시러 오셔서는 찬 우물 물에 간장 조금 넣어 잡수시던 생각이 나서

땀 많이 흘리는 폭염의 여름 날은, 물을 연달아 먹게 되면 간장 조금 넣어서 마신다.

그러고 나면 갈증이 덜 하다.

 

 

신세대들에게 유행 하는 말 - 내 속에 너 있다-

내 할머니, 내 엄니의 성품이 내 속에 있고, 우리 딸들에게, 우리 준서에게 없는 듯 해도 남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