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첫 돐을 지낸 아기 승훈이는 서툴기는 해도 실내에서 걷다 주저 앉으면 옆의 물건을 잡고 서고는 걷는다.
이젠 기어 다니지는 않는다.
큰 소파에 메달려 오른 쪽 발을 올리고, 왼쪽 몸에 힘을 실어 쇼파에 소리 소리 지르면서 올라 가더니
그 담날에는 1인용 쇼파에는 공간이 좁아서, 왼쪽 몸에 힘을 모을 수 없어 소리 소리 지르고 애를 쓰도
올라 가지지 않아서,
준서할미가 이쪽에서 해라고 했더니 그 말을 알아 듣고는 큰 쇼파로 옮겨 와서 올라 갔다.
이 쪽에서 해라고 손으로 가르치지 않고, 말로만 했는데도.
준서할미는 승훈이네를 가면, 승훈이에게
" 안녕하세요?"라 하면서 서너번 이상을, 몸을 숙이는데,
드디어 어제는 승훈이가 따라서 했다.
생각처럼 몸 동작이 되지 않았는데, 어제는 생각과 몸이 일치가 되는 듯 했다.
준서할미가 놀다 올 때는,
"승훈아! 할머니 간~다" 하면,
바로 보거나, 등 돌리고 앉아 있다가도, 그 말에 두손을 흔들면서 몸을 준서할미 쪽으로 돌린다.
안녕~ 안녕~ 이라고 해 왔는데,
즈그 식구들이 나갈 때는 그러지 않고, 딱 준서할미에게만 간다는 말에 두손을 흔드는 반응을 하더니
이젠 즈그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가시면서,
" 승훈아! 갔다 오께" 하면, 두손을 흔드는 것의 시작이 한 일주일 전부터이다.
간다는 말의 의미를 알아 차린 것이다.
아마도 준서할미에게만 간다는 말에 손을 흔든 것은 즈그 식구가 아니고, 가면 한참씩 보이지 않다가
왔다가는 간다면서 잠시 있다 가는 사람이라 그리 했을 수도 있다 싶다.
이렇게 아기들은 듣고 보고 하면서 배운다.
온 몸으로 느끼고, 온 몸으로 소리의 뜰림을 느끼고, 그렇게 배우면서 자라 간다.
내 자식들을 낳아 기르면서 별난스럽게 아이들에게 잘 한다는 말을 들었고,
준서를 키울 때도 우리는 저렇게 못한다란 말을 들었다.
우리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서 키웠다 싶었는데, 준서를 키우면서 우리 자식들의 젊은 에미던 시절과는
많이 변했었고,
지금에 생각하면 준서를 키우듯이 그렇게 내 자식들을 키워 주었다면 아이들을 훨씬 더 잘 키워 주었을텐데 싶어진다.
지금은 체력은 모자라도, 지혜는 젊은 시절보다 더 해 졌다.
아기 승훈이가 자라는 것을 보면, 내 자식을 키웠던 것도, 아기 준서를 키웠던 것도 다 잊고,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아기들은 다 천재인 듯 보인다.
이래 저래 준서할미는 도치할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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