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날씨가 따뜻한 봄날 아침의 찬 공기는 참으로 상쾌 합니다.
이른 아침인 5시에 일어나면, 저절로 옥상으로 올라 가게 됩니다.
꽃나무들과 화분의 풀꽃들과 중얼거리면서 비잉 돌면서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요.
어제는 옥상에 올라 갈려고 현관문을 여니, 밖의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고, 그런채로 밤을 지냈는 겁니다.
준서할미가 한옥에 살 때는 기껏해야 창호지 한 장 안 쪽은 방이고, 바깥 쪽은 마당인 집에 살면서도,
방 안쪽에 문고리 한번 잠그지 않고, 그 집에서 준서에미를 낳고, 대학교 입학 할 때까지도 잘 살았는데,
세상이 그동안 참으로 나쁘게 변했습니다.
현관문 단속은 밤이면 준서외할아버지가 하는데, 그날은 일찍 잠이 들었고,
준서할미도 평소에 문 단속을 하는데, 그날은 어찌 된 셈인지 그랬네요.
아침 식사를 한 후 어제 두릅, 청양고추 새로 담았는 간장을 달이는 중 작은 통에 맛맛으로 담아 먹고 있던
장아지 간장도 한번 더 끓여 놓는다고, 작은 냄비에 끓이면서 옥상에 작은 면보 하나 널러 갔다가
준서외할아버지와 몇마디 말을 나누고 내려 왔는데, 작은 냄비의 간장이 거품이 일면서 넘쳐서
가스렌지를 다 버려 놓았습니다.
가스렌지에 간장물이 넘쳐 화기에 말랐으니, 닦는 것이 큰 일거리입니다.
옥상의 식물은 꽃나무들도 그렇고, 초화들도 그렇고, 다육이들도 그렇고,
사람 손길이 자주 가면 반지르 하게 보입니다.
오늘은 명자나무들 전지를 해 주었습니다.
새로 사온 것 심는 일도, 분갈이 하는 일도, 물론 준비는 준서할미가 돕지만 준서외할아버지가 합니다.
전지 하는 것도 준서외할아버지 일이고,
꺾꽂이 관리해서 뿌리 내는 일은 준서할미 몫의 일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달빛이 좋은 밤에는
옥상으로 올라가 한바퀴 돌면 낮시간 보다 찬 공기가 기분이 좋습니다.
이른 봄날과 늦 가을이 그 중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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