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양남 바닷가에서 주상절리를 보러 가는 해변 풀섶에 핀 쥐손이 풀꽃입니다.
저 씨앗들이 결실이 되어 새 봄이 되면 새싹이 될 수 있을까요?
준서할미가 이 동네로 이사를 올 때는 새로 개발 된 동네였습니다.
소방도로가 잦은 공사로 인해서 더덕 더덕 천을 대어 낡은 옷을 집어 놓은 듯 했습니다.
오래 살다 보니 오늘은 아스팔드 덧씌우기 공사를 했습니다.
2일전에 공사 예고를 알렸는데도 차가 덜 빠져서 스피카로 차 넘버를 부르고 치워 달라고 야단이더니,
종류가 다른 공사 차량들이 일을 하는 소리가 분주했고,
오후에 늦게 공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차들이 주차를 하기도 했습니다.
반들 반들 윤이 나는 검정 새구두 같습니다.
오늘은 고추를 닦거나, 마늘을 까는 하루종일 하고도 저녁을 먹고도 또 해야 하는 일이 아니고,
욕실에도 일을 벌려 놓았고, 주방 개스랜지에도 빨래를 삶고 있고, 거실에서는 생강을 까고,
도로를 덛 씌우면 냄새가 날 듯해서 무청 말리는 것도 일단 걷어 들이고, 쌈배추도 뽑아 들이고,
말린 가자미를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고,
청각을 씻어 놓고, 깨를 볶고, 황석어 젖갈을 액젖갈로 만들고......
한가지 일을 다 마치고 다른 한가지 일을 하면 일을 많이 하지 못해서,
두서너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일은 종일 했습니다.
세탁기에서 꺼낸 빨래를 실내 건조대에 널어 놓았더니 실내공기가 습기가 있어 참 좋습니다.
실내 공기가 좀 낮아 진 듯도 합니다.
오늘은 먹는 것을 허술하게 먹어서, 저녁은 쇠고기 끼미를 만들어 떡국을 해 먹었습니다.
햅쌀로 뽑은 것이라고, 다른 방앗간보다 양이 조금 적게 주는데, 떡국을 씹는 맛이 좋은 쌀맛이 났습니다.
아직 배추를 절이지 못했는데,
김장이 끝나면, 메주를 쑤어야 하고, 이내 메주물과 콩을 삶아서 된장 독도 손을 보아야 하고,
조금 쉬었다가는 고추장도 담아야 겨울에 숙성해서 맛난 고추장이 될 것이고,
연일 계속해서 일을 하기에
허리에 파스도 부치는 날도 있고, 손등에 파스를 부치기도 하고 있습니다.
맛난 김장이 되면 기분이 좋고,
메주 쑤어서 장 담아서 장이 맛나면 기분이 좋고, - 내년의 일이겠지만,
고추장을 담아서 매운 고추장이 아니면 아이들이 떡뽁기를 한다고 좋아라 가져 가면 기분이 좋고,
( 지난 겨울에 담았던 고추장은 알싸해서 아이들이 가지고 가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김치이고, 간장이고, 된장이고, 고추장이고,
준서할미가 담아서 꼭 필요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체력이 있어 좋습니다.
준서할미는 지금까지 일을 하기 싫어 해 본적이 없었고, 일이 겁나지도 않았는데,
이젠 간혹 일이 겁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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