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읍천항의 벽화
오늘도 어김 없이 05시에 일어 났지만, 거의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을 깬다.
어제 수협에서 아귀를 사 왔기에, 아귀탕을 할려고 국물을 우리고 있는 중이고,
백미밥은 설탕과 마찬가지라 하지만,
2012년산 가을 수확한 햅쌀 밥이 맛날 때라 아귀탕에는 흰쌀밥이 맛나지 싶어
쌀은 씻어 직화 압력솥에 조리로 건져 놓기만 했다.
100번에 한번 쯤 혹여 모래알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해서 늘 조리로 쌀을 일어서 밥을 한다.
콩이나 팥을 사면 2~3일내로 손으로 가려서 담아두고 먹으면서도 씻을 때는 또 조리질을 한다.
죽은 고기가 문다란 말은 생선 손질 할 때 조심하라는 뜻인데,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황석어 12Kg 중에서 크기가 좀 큰 것 7Kg 가려 내고,
삶아서 소쿠리에 바쳐서 김치 양념 갤 때, 찹쌀풀과 함께 넣을 것은 한마리 한마리 비늘을 치고,
아가미를 떼어내는 과정이 있으니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손가락 끝은 매년 찔린다.
찔린 손가락 끝이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고, 닿이면 아픈데,
이럴 때는 쑥뜸을 해 주면 아프지 않고, 빨리 낫는데도 일을 다 하고 밤 8시가 넘어서 방 청소 다시 하고,
몸이 고단해서 쑥뜸도 못했다.
이렇게 고단하니 일단 자리를 펴고 자리 속으로 들어 간 다음에는,
준서외할아버지께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주문을 하고, 평상시 그러하지 않으니 준서외할아버지는 해 달라는 심부름을 다 해 준다.
멀리서 보이는 강변이 가까이 가면 멀리서 보이던 강변처럼 녹색의 아름다움이 아니듯이
티격태격도 하고 그렇게 살아 가지만,
노년의 부부들이 기본적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생활이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9개월차 아기에게 배운다
작년에 황석어를 사 일부는 젖갈을 담았는데,
승훈이 할머니도 담았다.
전화를 해서 젖갈 맛이 어떠냐? 했더니, 별 맛이 없는데요라고,
우리 집으로 와 보라 하고는 우리 젖갈을 맛 보더니 준서네 것은 맛이 들었다고.
승훈이 할머니는 준서할미보다 소금이 더 들어 갔지 싶다.
오늘 수협에 가니, 황석어 젖갈은 원래 2년이 지나고 먹는 것이라 했다.
두 집 김장에 넣을 만큼 하고도 남아서 시장에 pet 통을 사러 가면서 승훈이를 보러 갔다.
승훈이를 안으면 시간이 걸리겠고, 일은 산더미로 있고, 그래서 승훈이를 보기만 하러 갔는데,
지금까지는 오라고 손을 내일어야 오던 아기가, 몇일 사이에 꾀가 늘어났는지,
즈그 에미에게 안겨서 일단 생긋 웃더니, 몸을 준서할미 쪽으로 기울인다.
그러니 서서 안아보고는 즈그에미에게 주고는,
돌아서면서 승훈아 간다 했더니 이번에는 더 많이 몸을 준서할미 쪽으로 기울인다.
그러니 또 안게 되고, 즈그 에미가 오라고 하니 몸을 홱 돌려 버린다.
그 잠시 안겨 있는 동안에 손으로 준서할미 얼굴도 만지고, 정을 낸다.
이제 9개월차 아기가 저를 좋아 하는 준서할미 맘을 알아 채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해가 않될 정도로 승훈이를 좋아 한다.
준서할미는 도치할미가 맞다.
어떤 때는 가면
처음 안겨서는 손으로 준서할미 가슴을 토닥거리기도 하고, 준서할미 얼굴을 만지기도 하고,
제 얼굴을 준서할미 품에 폭 대기도 하고.....
참으로 신기한 아기들의 자람의 행동들이다.
준서할미가 아기가 9개월차인데, 자라오는 동안 아기에게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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