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어 콩 잎이나 들깻잎이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활동적인 우리 큰이모님께서는 부산에서 밀양쪽으로 콩 잎 따러 가셨지요.
1960년대~ 1970년대는 아파트도 없었고, 드문 드문 시골집이 있는 동네가 있고,
온통 들판이라 공해가 없어서 콩잎, 들깨잎들이 단풍이 참으로 곱게 들던 시절이었습니다.
콩잎을 따다가 씻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차곡차곡 챙그려서 소금물에 담구고는 꾹 눌러 두었다.
삭으면, 그 때는 겨울에 싱싱한 채소가 나오지 않았던 시절이라
김장김치에 물릴 때가 되면 콩잎을 한 두어 묶음 내어서 씻어서 냄비에 살짝 삶듯 마듯 해서는
멸치 젖갈 담은 독에서 맑은 전젖갈을 떠내어서 갖은 양념에 재웁니다.
단풍 든 삭힌 콩잎지는
금방 재워서 젖갈 냄새가 폴폴 날 때가 제일 맛나기에 겨우내 가끔가다 한번씩 1~2 묶음을 재워서 먹었지요.
1980년대~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시장에 단풍이 노랗게 곱게 든 콩잎 삭힌것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시골에도 공기가 예전 같지 않은지 콩잎에 거뭇거뭇한 반점이 있는 콩잎이 나옵니다.
예전처럼 고운 콩잎으로 삭힌 것이 나오지 않습니다.
도시 살림에 그 때 그 때 재워서 먹을 수는 없고,
좋은 콩잎 삭힌 것을 만나면 많이 사와서는
삶아 우려내고는 양념을 해 김치 냉장고에 두고, 여름에 맛맛으로 먹으려고 냉동고에도 한 통 넣어 두었는데,
좋은 콩잎을 만나지 못해서 3~4년 담지 못했습니다.
양념을 많이해서 5~6장 정도 켜켜로 넣고 담아야 콩잎의 특유한 맛과 전젓갈 양념이 어울려서 맛이 나는데,
아이들은 양념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한 20여장씩 뭉턱 지고 양념을 묻혀 두면,
우리 아이들도, 준서도 양념이 묻지 않은 속에 것을 잘 먹었는데,
올 해도 인도를 걸으면서 보아도 고운 콩잎이 없어 못 샀습니다.
준서 먹으라고 담아 주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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