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4일 월요일 오전 8시부터 비 오다.
요즘 야산으로 살방살방 걸으러 나간다.
속도를 낼 수 없어 살방살방 걷는다고 표현을 했을 뿐 왕복 3시간에서 5시간을 넘게 야산 산행을 하는 것이다.
준서외할아버지는 아침 운동장달리기 하던 것을 계속해서 이른 아침에 나갔다 와서 준서 할미와 같이 나간다.
준서외할아버지는 정하면 정한대로 할려 하는 사람이고, 만사에 예외가 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제라늄인지?
아침 일찍 옥상에 올라, 이것 저것 손질하다 보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옳다구나 먼곳에서 따뜻한 맘으로 보내주신 씨앗 두가지 씨를 뿌린 것이 옮겨 심기 할 정도로 자라고 있어
비 오는 날 심으려 기다리던 참이었다.
목화 흰장구채?
씨를 뿌리고, 분갈이를 하고, 식물을 분에 심고, 전지를 하고 하는 일은 준서외할아버지가 하고
준서할미는 주로 키우는 쪽이다.
이젠 엔간한 화분은 고추포기를 심어서 저렇게 작은 화분들만 남아 있어, 목화는 제법 화분이 커야 하는데도
화분의 크기가 작다.
작년에 집에 없는 복사꽃 씨알은 넣었는데, 두가지이지 싶은데, 어느 화분인가?도 모르고,
봄에 분갈이를 30개도 더 했으니 그 씨알이 올라 온다는 것은 기대 밖이었다.
발아율도 좋지 않은 씨알인데,
그런데 한가지는 문주란 화분에서 올라 왔고
집에 있는 것은 만첩복사꽃들이라 씨알에서 새 싹이 올라와도 통실통실하고 키가 작은데,
어느 날 새싹이 올라 오더니 저렇게 길쭉하게 키가 큰다,
아마도 홍색수양복사꽃일 가능성이 있다.
저렇게 씨로 발아를 해서 잘 자라면, 3~4년만에 꽃을 피우고 5년차에 들어가면 나무가 안정기가 된다.
모종을 다한 준서외할아버지께 명자나무 전지를 해 주라고 항아리 위에 명자나무 분재를 얹어 두고는
다른 명자나무들도 차례차례 줄서기를 해 두었다.
어찌나 새 순들이 왕성하게 자라서 본 가지가 덮여 있어 정리가 필요 했다.
지금껏은 준서외할아버지가 가지치기를 하면 너무 많이 잘라 내고, 그러면 준서할미는 서운하고 했었는데
화분을 갖다 주면서 해 달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였다.
친구네에서 꺾어 온 병꽃꺾꽂이 나무 그늘에서 성공하길...
이렇게 옥상일을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고는 8시 30분경에 집을 나섰다.
비는 방수되는 윗도리에 물이 맺힐 정도였고, 머리에 모자를 쓰고는 그래도 작은 배낭에는 물 두병을 넣고 나섰다.
그런데 산 들입에서 산으로 좀 올라서니 기분이 아주 좋아 진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야산이라 어떤 길에서는 흙먼지가 날리기도 할 정도 였는데 이번 비는 단비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슬비가 오는 산은 산내음도 좋았고, 따뜻하고 훈훈한 산 기운이 우리를 감싸 안는 듯 했다.
산에서 갑작스런 소나기에 쫒기어 내려 온 적이야 있지만, 이슬비가 내리는 날 산을 오른 적은 없었는데
왕복 3시간 반 걸린 산행에서 하산길에는 비가 오니 나무가 뿜어 내는 기운이 더 많아 그런지
콧속을 짙은 향수가 자극하는 듯 했고, 온 몸에 좋은 공기로 샤워하는 듯 했다.
오늘은 어제 종일 온 비로 산길이 미끄러울 것이라 12시 이후에 갈려 한다.
어제 간 산이 아닌 다른 산으로.
청미래덩굴이 꽃을 올 해 많이 피웠던 산이라 청미래 열매를 기대 해 본다.
아직 몸이 단련 되지 못해서 많이 고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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