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일기예보에서 -빗방울이 온다고-

이쁜준서 2009. 9. 15. 02:07

 

마삭줄

흰색 줄기 끝에는 꽃몽오리도 흰색으로 맺혀 있다.

 

일거릴 만들어 했다고 저녁 때 놀러 온 텃밭친구가 놀렸다.

도대체 요즈음 뭣을 하기에 전화를 해도 전화만 받고, 차도 한잔 하러 오지 않고..... 하면서 옥상으로 올라 왔다.

삶은 빨래를 널고 있었다.

김장 때 저녁 때 배추를 씻고, 현관 앞으로 올려 채반에 예쁘게 포개어 놓고 그 다음날 비벼 넣을 때까지 광목천으로 덮어 주는 보자기,

만두 속을 짜는 자루, 그 보다 더 큰 자루, 씻어 넣어 놓았던 광목천으로 만든 보자기들을 너도 나와라, 너도 나와라....

하듯이 다 꺼집어 내어 삶았다.

텃밭친구가 보고는 이불호청도 다 다시 뜯어 삶지 왜 두었느냐 했다.

대답은 하하 하하하 하는 웃음으로.

다 먹는 것이 닿이는 것이라 삶을 광목보자기가 있어 그리 했던 것이다.

 

다 저녁 때  마트를 가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비가 아니고 빗방울이.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해도 우리지방에는 비가 오지 않고 하늘만 어두컴컴하다 그저 빗방울이 떨어질 뿐이어서 또 이러다 말겠지

일기예보에도 없는 비가 웬일로 오겠나?  비가 온다면 옥상의 빨래들은 다시 하면 되지 비가 오면 단비인데...

라는 뱃장으로 옥상의 덜 마른 빨래를 두고 마트에 갔었다.

올 때는 운동삼아 걸어서 왔는데, 그저 등이 조금 젖을 정도의 비가 왔다.

저녁 뉴스에서 빗방울이 오는데, 오늘 밤에 개일 것이라 했다.

일기예보에서 「 빗방울 」이란 말을 했다.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작년에 보니 집과 들이 비오는 것이 다를 때도 있어 텃밭에는 비가 조금 더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땅에도 스며들 것도 없이

채소 잎들이나 적셔 줄듯한 비가 잠시 잠깐 왔고, 옥상 위 하늘은 높고 별은 빛난다.

잘려 누웠어도 잠이 오지 않아, 이 밤중에 옥상으로 올라가 별을 보고 왔다.

실상은 별은 보았지만, 준서할미 맘 속에는 준서도, 늘 바쁜 큰딸 준서에미도, 상큼한 예쁜 딸 준서이모를 맘 속으로 보았는지도....

 


 

 

 

 

오색마삭

 

어제 전화통화에서 (준서가 옆에 있어 상세한 이야기는 못하고), 자꾸 커더니 발레교실에 가면 네살, 다섯살이고,

여섯살은 준서랑 한명이 더 있는데, 그렇습니다라 했다.

이제 얼굴이 변하니? 했더니 ( 여름방학 때는 예쁜 모습 그대로였었다)

라 한다.

여아들이 만 다섯살이 되어가면 볼 살도 다 빠지고, 아기스러움도 없어지고, 얼굴이 좀 미워지는 그런 때가 준서도 된 모양이다.

준서의 만 다섯살 생일이 되어 간다.

아마도 발레복을 입은 모습이 네살, 다섯살 아이들속에서 여섯살 준서는 그리 예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멋을 부리기를 좋아하는 준서는 꾸미기 대장이었고, 하도 꾸미고 다니니 유치원 선생님들간에는 준서는 완전공주」란 말을 들었던

다섯살이었는데, 아파트 어린이놀이터를 리모텔링 하면서 준서 또래들도 놀 수 있게 되어 미끄럼틀, 그네, 철봉을 하면서

유치원에서 집으로 오면서 놀이터에 들려 왔었다.

 봄부터 많이 놀았고, 키도 자꾸 자꾸 컸었다.

지난해 겨울에도 쫄바지에 토시를 하고 영하의 날씨에도 치마를 입고 다녔던 준서가 놀이터에 노는 것에 빠지고 난후는

놀이터에 놀기에는 치마가 불편하니 반바지를 입고 간다 했다.

그러면서 옷이고, 신발이고, 머리모양에서 까탈이 없어졌다 했다.

겨울에도 치마를 입고, 옷에 따라 신발도 맞추어 신고 가는 준서를 보고 은근히 걱정을 했다.

하마 저렇게 멋을 내면 나중 공부할 때는 어떻게 하나? 로.

기우였다.

 

건강하게만 크면 된다.

바쁜 준서에미에게 준서 사진을 기대도 못하겠고, 추석이 지나면 사진을 올려 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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