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이웃...

이쁜준서 2009. 3. 2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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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네 옥상의 홍매화 

 

이웃 사촌인 텃밭 친구네 남편이 입원 해 계셔서 병문안을 갔다 왔다.

70년대 길거리에서 만나던 것처럼, 일곱 정거장을 타고 와야 하는 친구와는 친구가 버스를 탔다는 연락이 오면

버스정류장에 나가 섰다가 버스 안에서 손짖을 하고 준서할미는 타고 갈려는 약속을 어제 해 두었다.

준서외할아버지가 제일 싫어 하는 것은 길거리에서 만나는 것과, 일단 내려서 같이 타고 가면 될것을 그렇게 버스타고 오며 하는 약속이다.

나름대로 재미나는 면도 있고, 번거롭지도 않아서  준서외할아버지와 함께가 아니면 그런 약속을 한다.

 

텃밭친구도 준서할미처럼 꽃 기르기를 좋아해서 많은 식물들을 옥상에서 키운다.

병원에 들어 간지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주인도 없는 옥상에는 명자꽃도 피었고, 홍매화꽃도 피었고, 겹흰매화는 곧 필듯하고,

아직도 일주일은 더 입원을 해야 하는데, 한 참 이쁜 때의 꽃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꽃과 친구네에게는 자식 같은 개 복실이 사진과 동영상을 준비해서 갔다.

 

복실이라는 준서의 친구였던 개가 있는데, 자녀들은 집에 있는데도 밥을 주는 안주인도, 야산에 함께 가던 바깥 주인도 없으니

기다리다 못해 현관문을 발로 긁어서 열어 주었더니 현관 안으로 와 찾는지, 둘러 보고는 나가더라 했다.

그러고는 옥상에서 불러도 내려 오지 않고, 사료도 먹는둥 마는둥 기가 죽어 있다 했다.

준서할미가 가면 길길이 뛰고 반가워 하는 개라, 안된 마음이 들어,스팸을 하나 사들고 갔다.

준서할미는 개는 좋아하지 않는데, 말 못하는 동물이 반갑다고  길길이 뛰면서 좋아하니 만나면 사랑을 준다.

 

친구 남편이어도, 이웃이라 서로 서로간 잘 아는 사이라 친척 같아서 서로간 내외하는 사이는 아니다.

이웃에 살다 이사간 댁에 아드님이 입원해 있어 간 적이 있다.

아파트로 이사 가서는 이웃이 없습니다.

이웃은 울타리 같은 것인데, 온 식구들을 환히 아는 그런 이웃이라는 것은 대단 한 것입니다라 하셨다.

살다보니 한달에 한번 보는 오랜 친구보다 이웃이 정는 더 살갑다.

형제말고는 그 다음이 사촌인데, 그래서,멀리 있는 사촌보다 이웃사촌이 더 낫다는 옛말이 있을 것이다.

 

어제 밤에는 오일장중 하루만 장사하러 가는,이웃의 아우가 밤 9시가 넘었는데 대문 벨을 눌려 내려 갔더니,

팔다 남은 것이라면서 고구마 2개와 콩나물 한봉지를 준다.

옷 차림으로 보니 그 때야 돌아와서 아직 집에도 올라가지 못한 모양이었다.

콩나물은 팔지 않했잖아 했더니, 팔게 없어서 아무거라도 판다면서 쌔액 웃으면서 나는 고구마 6개하고, 히야는 한번만 먹어라 했다.

오랜 친구간에는 먹는 것을 주고 받지만, 까칠해서 엔간해서는 남의 것을 받지도 않고, 남의 집에가 음식을 먹지도 않는데,

이제 그 이웃 아우도 이웃 사촌이 된 모양이다.

날 세워 거절을 못하게 된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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