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이 해를 보내면서

이쁜준서 2006. 12. 30. 06:34

바다 물이 철석 철석 쏴~아 하고 바위를 때리고 파도를 치는 해운대 바닷가에서 송년을 보내고,

일출을 보던 때가 생각난다.

결혼하기 전 철이 들었던 시절을 부산에서 살았기에 바다는 항상 가까이에 있었다.

평소 친구들과 바다를 찾기도, 하단의 갈대 숲을 찾기도, 조금 멀리는 범어사에 가기도 했었지만 송년을

보내고 신년을 맞으려 갔었던 해운대의 바다는 지금까지도 생각난다.

바다에서 떠 오르는 해는 정말 장관이었다.

 

 지금은 마음이 늙어 눈이 오면 3층 단독에 살고 있는지라 내려 갈 일이 걱정되어 눈치우기가 걱정되어

눈이 온다고 좋아하는 자녀들이나, 또는 눈을 기다리는 남편을 보면 귀찮기만 한 눈을 왜 기다리는지 모르겠다고 투덜 거리는 "준서 할머니"가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꽃이 좋고 좋은 풍광의 사진이라도 있으면 좋아하고, 산오르기도 좋아하고 그러지만 세월이 나에게 이것마저 가져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 아침에 나이를 실감한다.

2006년의 마지막 날이다.

또 20007년의 시작하는 날이기도하다.

내년에는 우리 부부와 준서, 또 큰아이 부부, 작은아이 모두 건강하기를 빈다.

그리고 소망하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 지기를 빈다.

무엇보다도 준서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빈다.

 

결혼해서 자녀 낳아서 장성해 결혼도하고, 사는 형편 따라 객지에 가 있고, 또 자녀들을 키우면서 한 집안 맏이인 남편의 동생들을 결혼시키도록 한 식구로 살아오기, 제사모시기등 책무도 많았는데 올 해로 그 모든 책무를 면했다.

제사도 시동생네로 보냈고, 장류 가져가기도 끝냈고, 그렇게 한 세월을 살았다.

70년대의 신혼은 모두들 힘들었던 시절이라 세탁기도 없고 물도 귀한 시절이었는데, 그 때는 모두들 그렇게 살았다.

지금은 준서를 데리고 있지만 2008년이면 준서도 보낼 것이고 그러면 남편과 나만 남을 것이다.

그렇다 부부란 하늘이 맺어 준 반려이다.

준서 할아버지 건강하시고, 맘에 평안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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