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가 피는 중이라
아침마다 더 풍성 해 진다
소국 중에도 아주 자잘한 내가 예전 국화꽃을 키울 때 단추국화라 불렀던 크기의
꽃이 드디어 피기 시작한다.
국화꽃을 삽목 해서 처음에는 놓을 자리가 없어 여기저기 공간이랄 수도 없는 곳에
화분을 두었다.
그러다 올 해의 폭염과 장마로 초화들이 가고, 10월 들어서 옥상정원 정리를 하면서
화분대 하나를 비워서 국화화분들을 남서쪽 해를 동남쪽보다 더 받는 자리로 모았다.
그래도 그 화분대 앞으로 풋고추 화분을 30Cm 공간밖에 떨어 지게 늘어서 있었고, 꽃몽오리들이 생기기
시작해도 햇살은 점점 짫아져 가는데 국화 입장에서는 해를 한 껏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 11월 들어서 풋고추 대를 뽑고 국화화분들에게 햇살을 한껏 받게 해 주었다.
어제는 단추국화들이 피기 시작하니 그 앞을 지나는데 국화향이 참 좋다.
이제 정리를 해야 하는 가을 막바지이다.
카라꽃 화분이 4개인데, 9월 들어 자주 오는 비에 카라 잎대궁이 들이 점점 말라 들었다.
카라 화분에 물을 주지 않은지가 한참인데도 화분받침대 물이 고여 있고,
예년은 실내로 들일 때 잎대궁이 자르고 바로 들이는데, 구근을 말려야 하고
화분 숫자도 줄여야 하고, 화분을 엎어서 구근을 골랐는데,
구근이 삭아진 것도 있고, 구근이 봄에 심었을 때보다 작아졌다.
4개 화분 중 잎이 좀 남아 있던 화분의 구근은 많이 커져 있었다.
카라는 물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인데 올 해는 잘할 수가 없이 비가 잦았다.
카라 구근을 한 이틀 더 건조하고는,
크레마티스와쇼니케
제피란서스들도 자리를 줄이기 위해 구근을 엎어서 골라서 건조해서는 같은 색 구근을
상토를 깔고 또 덮어 줄 것이다.
달리아가 몇 개 남지 않았는데 달리아도 캐서 건조해서 한 곳에 모으고,
남편은 제피란서스와 카라 구근만 실내에 들이고 나머지는 안 된다고 한다.
속으로 어림도 없지 하지만 때때로 꽃들이 내가 밖에서 데리고 온 자식처럼 서로의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제일 걱정거리는 하와이 러브가 덩치가 너무 큰 것이다.
수형은 참 이쁘고 작년에도 잘라서 들였더니 올해 꽃을 못 보았다.
어제는 건고추 10근 사두었던 것을 옥상에서 둘이서 닦았다.
자주 행주 3개를 내려가서 씻어 오고, 전에는 20근, 30근도 남편이 도와주지 않아도
하루에 내가 다 닦았는데 둘이서 해도 떡을 치듯 했다.
오후에는 설치하러 사람이 왔다 갔고, 저녁때가 되어가니 옥상이 추웠다.
아침에 옥상채소 5가지로 생 저러기 한 것도, 풋고추, 멸치 다져서 볶은 것도 있는데,
며칠 내몸 챙기는 것도 힘이 들어서, 따습게 챙기지 못했던 남편은 좀 따뜻하고 맛있는 것을 주고 싶어서,
어느 식품회사에서 신개발한 것이라고, 파는 것을 갈비탕, 사골탕을 사다 둔 것이 있고,
국을 끓인다고 양지 팩으로 사 둔 것도 있어서,
꽁꽁 언 것을 바쁘게 녹이고 양지 고기를 삶다가 사골국물과 섞고, 반쯤 익은 양지는
빨리 익어라고 잘게 자르고, 대파가 더 맛이 있지 싶어도 옥상표 쪽파를 썰고,
남편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저녁밥이었을 것이다.
고광나무 화분에
심어진 국화꽃이 5가지나 된다.
납작하니 꽃이 꽃잎길이도 짧다
이제 우리는 노년말에 서 있고,
소국 중에도 조금 더 큰 것은 일찍 피었고,
자잘한 단추 소국화가 피니 향기가 나듯이,
국화인데도
구절초 멋이나게
잎도 가늘고 뾰족하다.
이 노년말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면서,
사랑? 그 흔적의 체온도 히미 한데 정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서로가 서로를 이해 하면서
챙기면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국화향처럼 은은하게
국화꽃 사진은 아침에 찍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