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찬바람이 불면,
월요장장바닥에,반지르한 크고 작은 애동호박을 여러 개
진열하듯 놓아지고 끝물 호박잎도 나오는데,
올해의 폭염은 호박 덤불도
말라지고 새순이 쭉쭉 나가지
않는다고, 애동 호박 사기도 어렵다.
마침 애동호박 세 덩이를 사서
그중 하나는 강된장을 만들고
두 덩이를 냉장고에 아껴 두었다.
어제 서문시장에서 신물 먹칼치를
사게 되어,
예전 내 어린 시절 시골에서
가을이면 굵지 않은 갈치
젓갈 담으려고 얇은 목판 학고에
( 박스 )담긴 것이 오일장날 사면,
애동호박 넣고 갈치를 많이 넣은
찌개를 하면 얇은 갈치살은 풀어지고 그 찌개는
정말로 달고 맛이 있었다.
추석이 지나고 본격적인 추수는 하지 않아도 할머니가 계시니
햅쌀밥을 우리는 일찍 먹을 수 있었다.
햅쌀이 나면 한동안은 윤기 자르르한 쌀밥을 먹었다.
그러다 겨울이 되면 밤이면 무 썰어 무밥을 했고, 낮에는 김치밥국을,
저녁에는 콩나물죽이나 씨래기 경죽을 자주 해 먹었다.
양식 아낀다고 온 동네가 그렇게 해 먹는 시골이었다.
논이 많은 편이어서 마당에 큰 뒤주가 있었다.
햅쌀밥은 아무 반찬 없이 한 숟가락
푹 뜨서 입에 넣으면 몇 번 씹으면
넘어갔다.
그런 햅쌀밥에 애동호박을 넣은 갈치찌개는 정말로 달았다.
그 예전 시절 최고의 맛은 달다고 표현했다.
감칠맛이다.
마당에 덥석을 깔고, 더우니
마당에 백철솥 걸어 놓고 밥은 그 시절도 여름이라도 부엌 가마솥에 했고, 마당의 백철 솥에서는 찌개나 국이나 닭백숙을 했었다.
오늘 내가 한 ,
갈치가 하 싱싱해서 국물 우러나라고 대가리도 넣느라 아가미 뗀다고 손가락도 찔리고.
그 시절 맛은 아니라도 맛나게 먹었다.
아침상에는 호박잎을 찌고.
강된장에 먹을 것이다.
양배추 1통을 사서 두 번 쪄 먹을 수 있게 소분해 넣어 두었다.
양배추도 조금 찌고,
고등어 굽고,
이것은 2024년 도시 밥상이고,
밥은 잡곡밥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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