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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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생일

이쁜준서 2022. 12. 14. 05:47

시금치 단으로 묶지
않고 3.000원어치
입니다.
얼마나 많고,
또 남쪽 해풍을 맞고
자라서 단단하니 다듬는데 손에 닿는촉감이 좋았습니다.

하늘이 엄마가 바뻐서 남편이 하늘이네 집에 가 지냅니다.
하늘이와 놀아 준다하고 그림 물감 셋트
안전가위가 있겠지만 같이 오리고 놀것이니 3개, 그 밖에 필요하겠다 싶은 것들을 다이소에 가서 준비 해서 갔습니다.

소금을 몇년씩 묵은
천일염을 보드러운 소금과 두가지를 놓고 쓰는데도
오늘 아침
두부 부침개를
하는데도
천일염을 뿌렸습니다.
김장 하고 남은 소금을
이 단지에 채우는데
몇번이고 톡톡
두드려서 채웠습니다.


아빠 반찬을 해 드릴정도가 된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니 하늘이 밥만 하늘이 엄마가 챙길 것이고,
남편 밥은,
혼자서 해결 해야 합니다.
반찬 만들기는 못 하니 반찬 몇가지 택배로 미리 보내 놓고
갔었습니다.
조기도 하늘이 반찬 하라고 넉넉하니 있고,
자연산 미역과 양지
소고기도 넉넉하게
보내 놓았지만 남편에게는 그림 같을 뿐이지 싶습니다.

저가 일을 감당하기
체력이 달리니 가기 전도 오지말라 하고
갔었고 가서도 오지말라 했습니다.
저에게는 긴 휴가 첫번째 휴가를 주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친척 경조사에도
혼자 간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산책 나와서
귀까지 가려 지는 모자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모습을 찍어 보내 주기는 합니다.

어제가 남편의 생일이었는데 저녁 식사
자리가 그득하기는 한데 밥과 국은 없었고, 남편과 하늘이가 꼬깔 모자를쓰고,
딸과 사위까지 생일축하 노래하는 동영상을 사위가 보냈는데 화기애애 했습니다.
완전 그 쪽 가족으로
적응한 모습이었습니다.

시어머니와 전화 통화에 말씀드렸더니
에미는 걱정도 말고
가지 말아라.
애비가 집이 없나?
지 안 사람이 없나?
영 못 있겠다 싶으면
오겠지라 하셨습니다.
살아 오던 중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었고,
늘 건강이 문제인 사람이라 시머머님께서는 늘 제 걱정을 하십니다.

저는생일인데도
챙기지 못 해서 미안하기는 해도 어쩔 수 없으니 미안하다는 말은 쏘옥 빼고,
생일 축하 한다는 카톡만 보냈습니다.

아주아주 귀한 손님이 어제 해질 무렵
폰에 주소를 입력해서 현관문을 열고
바로 거실에 들어 왔습니다.
3년만에 만났습니다.
그 손님의 아침 메뉴는 시금치 된장국,
두부 부침,
조기 구울 것입니다.

여러가지 식재료도 사다 두고 간식 거리도 사다 두었습니다.
16일 간다는데 그 때까지는 밀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