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참기름 한병

이쁜준서 2022. 1. 29. 07:50

 

작년 쌀이 남아 있어서 햅쌀을 받으면서 2포는 뒤에 달라고 했다.

물론 돈은 다 지불 했다.

메주도 자기 누나가 판다고 필요하면 사 달라 해서 내년에 담을 작정이었는데

내년이나 올이나 간장 된장 넉넉한 형편은 같을 것이고 메주도 부탁을 했었다.

어제 집에 계시냐고 전화를 하더니 1시간 이내에 가져 왔다.

시골에서 온 동네 농사를 받아서 자기 논 농사 등등으로 아주 대농인데,

자기 형제들 지인들 몇몇에는 나도 들어가는 것이고 1,000여평에는 매상 하는 벼와는

다른 벼를 농사를 한다고 했고, 올 해는 신품종으로 향미로 바꾸었다더니 쌀은 밥을 해 놓으면

밥맛이 아주 좋았다.

 

큰아들이 따라 왔다.

아들이 2명인데 내가 그 아이들을 어린 아기 때 만나서  그 때 나를 아지매로 불러서

아직도 할머니라 하지 않고 아지매라 하는 청년들이다.

이번에는 큰 아들이 따라 왔고, 도시에 회의가 있어 참석하느라 쌀을 싣고 왔다 하면서

바쁘다고 바로 가도 되고 커피도 물론 마셨을 것인데 메주를 들어다 놓고는 쇼파에 앉았다.

커피 한잘 할래요라 했더니 고맙게도 대답을 했고  잠시 안부 이야기를 하다가 갔다.

대문에서 인사를 할려고 따라 내려 가면서 팔장을 끼고 내려 갔다.

꼬박꼬박 나는 경어를 쓰고 그 사람은 반말 비슷한 말을 하고 그렇게 지낸다.

예전 내가 시골에서 어린시절 동네 삼촌들은 동네 숙모뻘 되고 형수뻘이 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을 했었기에 도리혀 친근감이 있다.

 

대문을 열어 놓으러 내려 갔는데 마침 아들은 쌀포대를 아빠되는 이는 메주박스를 들고 대문에 서는

때라 참기름 한병이 들어 있는 봉지를 주었다.

그렇게 떠나고 한참 있다 이웃 친구가 왔다.

떡국 한봉지, 콩나물 한 봉지를 마트에 갈 일이 있어 갔다 왔다면서

떡국은 주부대학 회원 모임에 주문을 했고, 콩나물은 마트에 갔더라 했다.

코로나때문에 두 사람다 마트고 시장이고 안가니까 사다 주었을 것이다.

설 선물을 그렇게 받았다.

주어도 받아도 부담이 없고 정이 묻어 오는 것으로.

 

 

나는 일년 내내 잠이 문제가 되는 사람이다.

일찍 잠들지도 못하고, 어느 때는 눈은 제대로 뜨기도 어려운데 잠은 오지 않고,

잠이 들었다가도 2~3시간만에 깨어서 다시 잠들지 못할 때도 많고,

많이 춥지 않으면 컴퓨터를 켜고,

그러다 소리는 제로로 하고 TV재방 자막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고,

날씨가 따뜻한 봄날은 4시 30분만 되어도 옥상으로 올라가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채널을 돌리다가 ' 사느라면?' 이던가에,

80대후반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아마도 막내딸 식구랑 사는 모양인데,

할머니가 들에 달래를 캐러 간 사이에 엄마 집에 들어 와 헌옷가지를 쌀포대에 넣어서

버린다고 가지고 나가다 엄마를 만났고  서로 쌀포대기를 당기고 하다

할머니는 쌀포대를 빼앗아 넓은 도로를 건너 자기가 살던 산골 집으로 가 버렸다.

딸이 데리러 오고, 나는 내 옷을 태운다는 것은 나를 태우는 것과 같다면서

이제 이곳에 나 혼자 살 것이라고 했고,

딸이 이제 그러지 않겠다 하고 같이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 갔다.

 

시골 마을에 자식들은 다 도시로 나가고 노인들만 사시는 곳에 

50대 어느 집 사위가 살러 들어가 살았다 했다.

시골 마을에 읍내에서 사 와야 하는 것도 생기도 하면 그 50대 친척집 사위에게

부탁을 하시고 늘 사다 드리고 했는데,

 

어는 날 자식들이 와서 달랑 옷 가방 하나 꾸리고 차에 타라 하면서 가는 곳은

요양원이었다 했다.

그러면 그 할머니들께서는 제일 발길을 돌리지 못하시는 곳이 장독간이라 했다.

그러시면서 그 장독들은 자네가 알아서 하라 하시고 떠나면,

장독을 비닐하우스 주변으로 가져다 놓았더니 독 장수가 들어와 팔았다 했다.

 

옥상에 장독들이 몇개 있다.

그 장독들도 내가 있으니 쓸모가 있는 것이고, 내가 건사를 못할 때는

그 항아리 생명도 끝이 날 것이다.

입던 헌옷을 태운다는 것은 내가 타는 것 같다시는 그 할머니 맘이 이해가 된다.

 

오늘 아침은 어제 고사리 삶아 놓았던 것을 씻어 건지고( 손질을 해야 함)

떡국할 육수를 내고, 소고기 어제 냉장실로 옮겨 두었던 것으로 끼미꺼리  만들어 두었다.

오늘 아침을 떡국을 해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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