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어찌 꽃피는 날만 계속 되겠는가?

이쁜준서 2019. 7. 14. 13:09






옥상에 올라가면,

매발톱 씨앗 뿌려 놓은 것이 참깨 알보다도 더 적게 보이는 초록을 흙 위에 올려 놓았고,

그 옆  작은 화분에는 아마씨를 넣어 놓았는데, 아직 소식이 없고,

금잔화 씨앗 받아 이모작으로 뿌려 놓았더니 6월에 뿌린 것이 발아해서 모종하기에 넉넉하게 자라,

이 뜨거운 7월 옥상에서 상추 모종 심었던 화분에 심어서 아직 살음을 할까? 의문중이고,

삽목 해 두고 소쿠리 덮어 씌웠던 것들도 며칠 전 소쿠리 벗어 던지고 하루 중 햇빛이 잠시 드는 장소에서

햇빛과 맞장을 뜨고 있고,


멀리서 온 상사화들도 잠시 햇빛이 지나가는 자리에 심어 놓고는 망창을 덮어 주었던 것을

오늘 아침에 보니 꽃대 하나가 손가락 두마디 정도로 올라 와 있고, 다른 것도 2개가꽃대를 올리고 있다.

상사화는 이식 시기가 맞아야 그 이듬 해라도 꽃이 피는데, 이식 시기가 잘 못 되면,

몇년이 지나도 꽃대를 올리지 않고, 구근만 키운다고 하는데,

본시  있던 곳에서 잎사귀 저절로 누워서 누렇게 되고 바로 캐서 보내준 그 시기가 이식 적기라 하고,

온 것인데  설마? 올 해 꽃이 필까? 기대도 하지 않았다.

꽤 여러개 왔는데, 이웃 친구를 나눠주고 화분 3개에 심어 두었는데, 다 꽃대가 올라 오지 않겠지만,

그래도 꽃이 한 대궁이라 핀다는 것은 나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다.

택배가 있어서,

제 자리에서 캐서 3일차에 화분에 심었던 것이기는 해도 구근에 실뿌리가 일단 뽑혀 졌던 것이라

새 뿌리가 내려야 하는 것이다.

감사 합니다.


애기범부채도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고, 꼬리풀은 가지 아래 쪽으로 작은 가지들이 몇개씩이나 꽃대를 올려서

미리 피었던 주가지 홑꽃이 피었던 것이 지고 그 꽃꼬투리에 아랫쪽으로 꽃이 피어나고,

간간이 제피란서스 꽃들이 피고 지고,

금잔화도 밝고 맑은 황색의 꽃을 피우고,

간간이 클레마티스류도 몇송이씩 꽃을 피우고 있지만,

다알리아도 잠시 주춤 했다 다시 피어나고,

문주란도 피어 나고,

그렇기는 해도 우리 옥상의 꽃계절은 지났다.

이른 봄부터 피던 꽃들이 6월까지도 연이어서 이 꽃이 피면 저 꽃이 연달아 피고, 그렇게 피고 지는 것은

나는 꽃계절이라 부른다.


가을에 피는 꽃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이 계절을 잘 넘기면서 식물들은 내년에 꽃피울 준비를

하는 것이다.

특별하게 가을에 피는 꽃을 가꾸지 않아서 우리 옥상의 꽃계절은 지나 갔다.

그러나 밤  시간이나, 해 뜨기 전 시간이나 이름 아침까지 시간의 옥상 공기는 참 좋다.

어쩐지 몇년 모기가 없어서 밤 시간이나  해 뜨기 전 시간에 놀 수가 있다.







아침 반찬으로  예전 입맛의 반찬을 했다.

가지를 손질해서 찜기에서 쪄 내고, 호박이 제법 커도 빠른 속도로 자란 것이라, 호박 속까지 먹을 수

있어서 아주 여린 애동호박보다 더 맛나는 호박도 새우젓갈 넣고, 볶고,

우엉잎 찌고, 된장 한 반숟가락으로 된장 보글보글 찌지고,

미리 만들어 두었던 밑반찬은 내지도 않아도 아주 맛난 아침 식사가 되었다.


이제 가는 길은 한길이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 흘러 내리듯이 잡고 싶은 것도 흘러 내리고,

몸은 본시 한 몸체로 소리를 내지 않고, 굴러 가야 하는 것인데,

발가락도, 무릅도, 여기 저기 나 여기 있소라 소리를 낸다.

달래 가면서 그래도 나이만큼 건강하다하면서 살아 가야 하는데,

잊으면 않되는 것이 마음 공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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