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노년의 부부가 사는 방법

이쁜준서 2016. 10. 19. 23:34






복지관에 회원증을 받으려면 약간의 주의 사항을 들어야 해서 오라는 날이어서 갔었다.

신입 회원이 제법 많았고, 연세가 지긋하신 부부들도, 그야말로 준서할미에게는 인생 선배님들이 더 많으셨다.


회관 건물이 도로에서 주차장으로 걸어 가서 바로 들어 가는 곳을 우리가 보면 1층인데, 그곳에서는 지하 1층으로 부르고,

그렇게 한층씩 낮게 이름 지어져 있었다.

70대 후반으로 보이시는 부부였는데, 남편분은 풍이 살짝 지나 가서 지팡이를 짚고 계셨고, 아내 되는 분은 복지관 출입하신다고

차림이 정갈했다.

엘리베이트를 같이 탔고, 에리베이트가 1층에 서니 내리자 하니 지하 1층에 내려야지라지라고 가르치듯 퉁명스럽게 말 하시니,

아내 분이 처음 와서 몰라서 그렇재라 하니 왜 처음이고? 신청하러 왔었재라고 또 퉁명스럽게 말하신다.


도로에서 걸어서 건물로 바로 들어 왔으니 1층이 맞는데 굳이 지하 1층이라고 그곳에서 부르니 일반인은 엘리베이트를 타면

처음 와서 헷갈리기도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 처음은 익숙하지 않아서인 것도 포함 되는데, 그 남편은 신청하러 왔었고, 이번에 두번째 오는 것이라고

낯선 사람인 준서할미도 같이 탔는데, 타박이시다.





저 정도이면 집에서는 얼마나 많은 잔소리이고 타박일까?

풍이 살짝 지나가서 지팡이를 짚고 있을 정도면 풍이 와서 그 정도 회복 될때까지 아내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많이도

받았을 것이고 그 불편한 몸 때문에 아내를 얼마나 들들 볶았을 것인데, 회복이 되어 가면 고맙다는 생각에

예전 건강 할 때는 계속 그리 대했어도 이제는 그리 대하면 않 되는 것인데.... 싶어서 그 사람이 꼴불견으로 보였다.

'가장 어리석은 일은 남의 결점을 그 때 그 때마다 지적 하는 것'이라 하던데,

등산지팡이를 짚고 다니니 혼자서 외출이 여의치 않아서 아내와 동반해서 복지관 회원이 되셨을 것인데,

그 아내분은 매일 매일을 그 남편에게 용서라는, 가장 좋은 선물을 하고 사시는 분이다 싶었다.





삼식이, 황혼이혼, 졸혼등의 말을 준서할미는 싫어 한다.

그 말들 속에는 오죽하면은.... 이 내포 된 것이라도 해도 싫어 한다.

젊어서는 그렇게 살아 왔어도  이제 당신의 몸까지 여의치 않아서 작은 일부터 아내의 도움과 보살핌으로 살아 가시면서까지의

당면한 세월에서는 그렇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여자들이 모이면 거의 남편 흉을 본다. 그런데 그것은 흉이 아닌 수다일 뿐이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러하니  그냥 답답한 속을 풀어 보는 것이다.

어느 친구가 요즘 남편이 조금 몸이 덜 좋아서 약을 먹는데,출근 했다 들어 와서 눈 만 마주치면 여~기, 요~기  아프다고 아이들 처럼이다

하니 맞은 편 친구가 요새 우리 집도 몸이 덜 좋으니 그렇다 맞재 맞재라 한다.

그러나 그 친구들은 말만 그렇지 남편들에게 너무도 잘 하는 사람이다.

그 중 한 친구가 모임이 있어 모이면, 남편이 저 세상 먼저 가셔서, 흉 볼 남편이 없는 사람은 남편이 없어서

홀가분 한것이 아니고, 풀이 죽기는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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