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재첩조개

이쁜준서 2016. 10. 3. 15:55



재첩조개

중학교 때까지는 우리가 사는 집에서

한 오리쯤 걸어 나가면,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 있어서

물 때를 맞추어서 가서는 아예 물 속에 앉아서 손으로 모래를 긁어 올리면

이런 재첩조개 이렇게 껍질이 울퉁불퉁 하지 않고, 노랗고 반지르한 재첩조개가

한 웅큼씩 잡아 올렸지요.


그러면 2살 위 오빠는 물이 발등 위에서 찰랑 거릴 정도의 물을 걸어 다니면서

발 감각으로 백합이란 껍질이 이쁘기도 하고 조개도 바지락보다는 배 이상 큰

백합조개를 잡았습니다.


도시에서는 이런 재첩조개를 어쩌다 시장에 나와도 믿지를 못해서

사지 못하는데, 오늘은 웬지 괜찮을 것 같아 보여서

5,000원씩 하는 것을 10,000원어치 샀습니다.


누가 쓸데 없이 뭣을 씻고 또 씻으면

열두번도 더 씼는다고 하는데,

오늘 정말로 빡빡 문질러서 12번도 더 씼어서 돌 가려내고 모래 씻어 내고

물에 담구었더니  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파는 분의 말로는 하룻 밤 담가 두었다가 내일 아침에

삶아라 했으니 그리 할까 합니다.





원래 조개국은 10월 쯤에 김장채소 솎아서 넣고, 정구지도 넣고,

그 시절에서야 조개도 큰 버지기로 하나 씼어서 삶아서 조개 살

반 정도 가려 내어서 가을 거습(채소) 맛날 때 넣고 끓이면서

맵쌀 갈아서 넣고 그렇게 끓였지요.


준서할미도 먹은 것이 그런것이라 그렇게 끓였는데,

아마도 요즘 잡은 이 조개는 맛이 그리 깊게 나오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다른 채소 넣지 말고, 정구지(부추)만 넣고 국을 끓여라 했습니다.




준서외할아버지 생각 해서 반찬을 한다는 것이 두 식구 살고 있으니 준서할미도 잘  먹게 됩니다.

대강 대강 먹고 살다 한번씩 배가 부르게 먹고 잘 먹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하던지,

아니면 맛을 낸 그런 음식을 먹던지 해야 하는 거라 싶어서, 맛을 낸 음식도 한두가지면 되는데도 한 두가지를 더 보태어서 합니다.

먹고 나면 아 오늘 참 잘 먹었다 하는 그런 기분이 되라고 그리 합니다.


이 국만 해도 특별 할 것인데, 다른 어떤 반찬을 보탤까? 생각 중입니다.

물론 기본 찬이야 하겠지만 또 다르게 맛나게 먹을 그런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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