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져서 꽃사진으로 단락을 끊었습니다.
얼마간 읽으시다가 뒷글을 보시지 않아도
읽으신 곳까지만 해도, 글이 되는 포스팅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준서할미는 준서외할아버지가 4남매의 맏이이고, 군 복무 중 일때, 부친께서 돌아 가셨기에, 제대하고는 동생 셋중,
초등학생인 어린 동생들도 둘이 있는 여섯 식구의 가장이자 어린 동생들의 학바라지도 책임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시집을 오니 저를 합하니 일곱식구였습니다.
전업 주부로 살았지만, 준서할미도 최선을 다 해 살았습니다.
비위가 약해서 가리는 음식도 많았고, 생선 반찬을 만들기에는 씻고 나면 서너번을 비누칠을 해서 손을 씻어도
손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고무장갑이 저가 결혼하고 2년정도 있다가 일반화가 되었을 겁니다.
고무장갑이 나왔어도, 고무로 만든 장갑을 끼고 김장 양념을 한다는 것은 생각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손이 덜 따가우라고 김장을 담을 때는 일단 손에 참기름을 손등까지 다 바르고 김장 양념을 했었습니다.
김장 한 날 밤은 손이 화끈거려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그 시절은 우리 토종고추라는 것이 있었고, 물고추라고 토종고추의 3배정도 크기가 되는 맵지 않은 건고추를 팔았지요.
그 당시에는 청양고추라는 품종은 없었는데, 토종고추는 요즘 물고추에 청양고추를 섞어 놓은 듯하게 제법 매웠습니다.
김장김치가 떨어지고, 봄배추 두어포기 썰어서 추렴김치를 담아도 토종고추 가루는 매워서 손이 화끈 거렸고,
시어머니께서는 김치 한 두포기만 버무리셔도 손이 화끈거리신다 하셔서,
젖먹이 아기를 만지는 젊은 에미 인 저가 김치를 버무렸습니다.
준서외할아버지의 동생 셋이 결혼을 해 나가고, 막내 시동생 장가 가서 첫아이 산후구완 하러 가신 시어머님께서는
동서가 직장을 가지고 있어 그 길로 막내 아들 집에서 붙박이가 되셨고,
어언 세월이 흘러가면서, 결혼을 해서 2~3년간은 우리 집에서 김장 김치를 가져다 먹던 시동생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자기들이 담아 먹게 되고, 간장, 된장은 아직까지 큰시동생네만 가져다 먹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택배로 몇년을 보내었는데, 아이들이 시댁에서 얼마간 얻어 먹는다면서 3년째 김장 김치를 가져 가지 않습니다.
점점 살림의 규모를 줄이게 되어 왔습니다.
처음 결혼 해 와서 내가 정거장처럼 살아야 동기간에 오고 싶은 곳이 되는 곳이 겠다 싶어서,
동서 둘이 가면서 친정 왔다 가는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떠나 갈 정도로 챙겨 주면서 살았었지요.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큰동서는 자기 체중만 해도 무거운 사람이고, 작은 동서는 나이 차가 많아서 형제라 하기에는 신세대라
무거운 것을 들지 못하고 안고 다니고, 그러니까 늘 준서할미가 60대 초반까지도 더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녔습니다.
즈그들이 얻어 가는 것도 무거운 것은 3층에서 준서할미가 들고 내려 가고, 즈그들은 즈그들 가져 온 옷가방에 무겁지 않은
짐을 들고 내려 갈 정도라도 당연하다고 서로간에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 왔습니다.
그런 준서할미를 우리 딸아이들이 4~5년 전부터는 서울 친지들의 결혼식 참석한다 하면 데리러 와서는 준서할미 몇가지 꾸린
가방까지 즈그들 줄려고 준비 해간 것 하며, 즈그들이 양손에 받아 들기 시작 했습니다.
준서할미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 싶어졌고, 그 후로는 동서들에게 친정 같은 역활도 끝내었습니다.
이제는 살아가면서 실제 생활에서는 새로운 인연을 맺지 않으려 합니다.
그동안 살아 온 세월에서 늘 양보하고 상대는 당연한 듯 받으려 했던 인연도 끊어서 끊은 것이 아니고, 그런 역활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인연도 뜸 해지고 끊어 지리라 봅니다.
되도록이면 블로그 벗님들도 만나지 않으려 합니다.
만나고 나면 선입견이 있을 것 같고, 만남 없이 글에서의 느낌만이 더 좋다 싶어서이고, 만남은 또 새로운 인연이 되는 것이라서 이기도 합니다.
쓰던 냉장고가 21년차라 언제 심각한 고장이 날지 의문중이고,
이 몇일을 새 냉장고가 5일 들어 오게 되었고, 오래 오래 된 김치냉장고 120리터는 들어 내고, 쓰던 냉장고는 아직 잘 돌아가니
주방에서 빈방으로, 배추 40포기 김장이 갈무리 되는 김치냉장고도 빈방으로 매트 이불 위에 얹어서 댕기고 밀고 해서 옮기고,
그러자니 정리를 하는 건지 어지러는지 하는 일을 나흘 째인 오늘 끝을 내었습니다.
무거운 것을 옮기는 일은 준서외할아버지와 오늘 같이 했었고,
버리는 일과 정리 정돈 하는 일은 준서할미 혼자 사부작 사부작 했었습니다.
신고 해서 버리는 것도 몇 몇가지가 됩니다.
매실발효액, 오미자발효액, 산야초발효액, 개복숭아술, 산초술, 식초 몇가지, 앞으로 3년을 담지 않아도 번갈아 가면서
먹으면 앞으로 3년을 담지 않아도 될 것이고,
장도 아직 장을 가르지 않았지만, 같은 양을 담은 친구가 간장도, 된장도 많더라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나가는 것만,
준서할미 맘 스스로 단속하면 그 역시 3년은 담지 않아도 될 것이고,
옥상에는 작약꽃이 한 두송이씩 어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간 밤부터 비가 왔습니다.
준서할미는 이른 아침을 옥상에서 물도 주고, 꽃 사진도 찍고 하면서 이른 아침이 즐기는 시간인데,
일에 몸이 치여서 비가 와도 이른 아침 시간에 우산을 받고 옥상에서 즐기는데 오늘은 하지 못했었습니다.
잠시 가 보았더니 비가 와서 작약이 어제 피었던 꽃까지도 꽃술을 꽃잎으로 덮어서 보호하고 있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꼭 닫으려는 꽃잎들은 흔들거려서 시든꽃처럼 만들어 버린 모습을 보았습니다.
작약꽃에게는 비와 심한 바람은 시련이 되었습니다. 일년에 딱 한번 피는 꽃을요.
올 해 특별하게 흰색붓꽃이 꽃잔치를 할려 합니다.
땅도 아니고 화분에서 지력도 받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도 대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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