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가 늘 즐거운 준서할머니!
(블친이신 소피아님께서 이렇게 멋진 이름으로 댓글을 주셨습니다.소피아님 고맙습니다.)
수양만첩복사꽃
어제는 결혼식 때 했던 솜이불을 중간에 솜을 털어서 다시 본래 정도로 목화솜 두툼한 요를 하고,
이불도 목화솜 두툼하게 만들어 큰아이 작은아이 주었던 것을 중간에 이사를 오면서,
큰 아이것은 시어머님 친구분들 드리고
작은 아이것 하나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 햇빛 바람 보여서 넣어 둘려고,
옥상에 낑낑 머리에 반쯤은 이고, 반쯤은 어깨에 걸치고 버겁게 올라 갔더니, 1층 꼬마 둘 키우는 집에서
빨래줄 4개에 빨래를 다 널어 버렸다.
빨래를 바투게 널어 주고 겨우 요를 널어 놓고 내려 왔지만,
일도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결혼 생활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도 모르고,
즈그 둘 좋은 그 기분이 언제까지나 갈 것 같아 결혼을 하고,
아들 아이 둘을 키우니 아기 에미 제 딴에는 참 힘들고 고단하게 산다.
널어 놓은 빨래가 깨끗하게, 끼니마다 맛난 밥 지을려고 하지도 못하지만.
빨래 널러 와 옥상에서 만나면 아이들 에미를 늘 꼭 안아주고 고맙다고 해 왔는데,
얼마전 만나서 또 안아 주고 고맙다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고맙기는 내가 고맙지.... 하고 계단을 내려 갔다.
미루어 두었던 빨래를 한 것을 보니 오늘은 집안 청소도 하고 일을 하는가? 싶어
고마운 맘에 준서할미 씨익 웃으면서 내려 왔다.
쑥을 씻은 것을 밤에 옥상에서 씻었다.
싱크대에서 씻을 정도가 아니어서.
물 나오는 속도가 느려서 씻고는 내려 왔다, 물이 받아졌다 싶으면 가서 또 씻고,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씻고 있으니,
물의 기분 좋은 차거움도, 볼에 닿는 기분 좋은 찬 공기도, 꽃들이 피어 있으니 바람에 꽃향기도
참말로 하루하루가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운 준서할미가 되었다.
예전 젊어서 아기들 키울 때는, 낮에 하는 일보다 밤에 일을 하면 낮에 한 나절 할 일이 뚝딱 되어졌다.
이젠 잠이 오지 않아도 밤에 일까지 할 기력은 않되고, 또 아랫층에 사람들이 살고 있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소리 내는 일도 하지 않아야 한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쑥을 삶았다.
최대한 녹색이 곱게 그러면서도 무르게 삶아져야 하는데, 식소다를 조금 넣고,
한 솥에 조금씩 넣어 삶으면, 최대한 녹색이 되게 삶아지고, 생각했던대로 일이 되면,
그 소소한 일에서도 즐거운 준서할미가 된다.
차거운 물 틀어 놓고, 손으로 살랑살랑 흔들면서 씻는 그 촉감도 즐거웠고.
준서할미라고 늘 기분 좋고, 즐거운 것은 아니겠지만,
비교적 현실을 인정하고 긍정으로 살고, 꽃을 키우고, 나가서도 꽃 보는 것을 즐기고,
멋진 일몰에서, 멋진 일출에서도 감동을 받고, 파란 바다물을 보고 감동을 받지 않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그런 자연 현상에서도 감동을 많이 받는다.
소피아님!
오늘 아침 댓글에 멋진 칭호를 주셔서 오늘 하루 종일 기분 좋은 하루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소피아님도 멀리 계시지만,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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