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첫돐이 4월4일인 승훈이

이쁜준서 2013. 4. 4. 08:47

 

 

양력 첫돐에 맞추어서 돌잔치를 한 승훈이 음력 첫돐 날이다.

아직 걷지는 못해도 물건을 잡고 옆으로 걷는 것은 보폭도 넓어 지고 빠르다.

허리에 힘이 들어가서 움직임이 아주 빠르고, 위험한 것을 못하게 하면 몇일 전부터 뒤로 벌렁 누워 버린다 한다.

 

3일전 혼자 서서 딱 두걸음을 떼었다 하더니,

자람으로 열감기가 와서 낮시간에는 열이 없다가 밤시간에는 밤에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39도가 넘어서

발가 벗겨 놓고, 물수건으로 온 몸을 닦았는데, 싫다고 울고 야단을 하더니 그 상태로 잠이 들었는데,

 

그 어린 아기가 누워 있었는데, 잠이 오고 추우니, 엎드려서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자더라 하면서

아무리 작은 아기라도 지 몸 생각하는 것은 알아서 잘 하던데요라 했다.

이유식을 먹을 때 하도 돌아 다니니 프라스틱으로 된 앉은 의자에 앉혀서 벨트로 고정 시키고 앉히는데,

이유식을 다 먹었다 싶으면 고정 벨트 푸는 동안도 야단이 나고,

먹다가도 먹기 싫으면 또 빨리 나오려고 야단인데,

일주일 전인가? 갔더니 이유식을 다 먹고도 그냥 앉아서 논다.

감기가 들었다 한다.

 

준서할미가 가면 아주 반기면서 기어 나오는데, 즈그 할머니한테 업혀 있는데, 오라고 해도 그냥 업혀 있다.

열은 떨어졌는데, 어제 밤 열로 고생을 했다 한다.

제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움직임도 덜 하는 것이다.

 

큰 아이는 체온이 38도 5부 정도만 되어도 축 늘어져 있었고,

작은 아이는 체온이 39도가 되어도 돌아 다니면서 잘 놀았다.

그 때 다니던 소아과 선생님 말씀이 체온의 높낮이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고열이라도 계속 움직이면서 놀면 위험하지는 않다고 했다.

 

아무리 아기라 해도 제 몸 보호 본능은 있는 것이고,

아무리 아기라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고,

준서할미는 승훈이 에미한테, 승훈이가 먹기 싫어 할 때는 억지로 주지 말고,

되도록이면 하는 것을 지켜 보고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줄이려 하라고 한다.

승훈이 집에 갔더니 마침 승훈이 준다고 준서할미가 보기에는 프레임 요구르트 비슷한 액상인 유제품을

따루다 준서할미도 한컵을 주었다.

승훈이 에미가 한 숟가락 주었더니 받아 먹고는 먹지 않으려고 푸우 푸우 불기 시작 했다.

 

준서할미 컵을 승훈이에게 보여 주고 냄새도 맡게 하면서 준서할미가 맛있다고 한 숟가락씩 떠먹고

승훈이를 쳐다 보고 그렇게 맛있다 맛있다 했더니 승훈이가 에미가 떠온 것을 딱 한숟가락 남기고

다 먹었다.

물론 외출에서 배가 고픈채로 돌아 왔다면 무엇을 주건 잘 받아 먹었을 것인데, 집에서 놀던 참이니

배가 고플 정도는 아니였을 것이고, 간식 시간이었을 것이다.

 

도치 할미인 준서할미 생각으로는

늘 어른들이 마시는 도자기 잔에 저도 먹고 싶었을 것이고, 늘 이유식은 그 앉는 의자에 벨트로 고정시키고

저만 주었는데,

승훈이가 좋아 하는 할머니(준서할미)도 저랑 똑 같은 것을 맛있다고 숟가락을 들고 먹으니,

저도 푸우 푸우 불다가 받아 먹었지 싶다.

첫돐전의 아기들에게도, 돌 잡이 아기에게도 즈그들도 기분이란 것이 있는 것이다.

 

준서할미가 승훈이 에미에게 하는 말이

되도록이면 억지로 먹이지 말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억지로 못하게 하는 횟수를 줄인다 생각하라고 한다.

첫돐인 승훈이는 한창 호기심 왕성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서 몸 놀림이 아주 빠르다.

 

준서할미가 승훈이 집에서 올 때는 안녕하면서 양손을 흔들어 왔더니,

이제 승훈아 할머니 간다하면서 일어서면 두손을 흔든다.

아기들이 보고 들으면서 배우는 것인데, 누가 콕 집어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보니

왕성한 호기심을 채워 주워야 하고, 되도록이면 많은 것을 만질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첫돐 맞이 승훈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면서

승훈이를 사랑하는 이웃 할머니의 맘이다.

1년간 승훈이의 자람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고, 잘 자라 준 승훈이에게도 감사한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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