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생기를 얻고 싶어서.....

이쁜준서 2009. 8. 23. 22:52

친구가 전화를 해 왔다.

일요일에도 모종 파는 곳에 장사를 하는가? 라고.

김장배추 모종이나 각종 씨앗을 넣을 철이고, 휴일이면 찾을 손님이 더 많을거니 한번 가 보라고 했다.

작년에 몇 백알이 들어 있는 김장배추씨를 7,000원에 사 집에서 모종을 100 포트 길러서 본밭에 심었는데,

올 해는 텃밭 친구네만 농사를 하니 그냥 모종으로 심겠다 했다.

(모종은 100포기 한판으로 사 가라 해서 한 판에 6,000을 주고 샀는데, 가쪽으로 시들어 심지 못하는 것, 안족으로 발아도

되지 않은 것등이 있어 한 50여포기만 심을 수 있었다 했다.

모종이 그렇게 허실이 많을 줄 알았다면 준서할미가 모종을 길러 주었을텐데....)

 

 

 

4대강 정비를 하면 없어질 모습

 

 

한 몇일 기운이 쏘옥 빠져 지냈다.

친구가 텃밭으로 간다 할 때는 갈 마음이 없었는데, 들 바람이 쏘이고 싶고, 달맞이꽃 사진을 찍고 싶기도 해서,

갑작스레 맘을 먹고는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 내려서 방천둑으로 사브작 사브작 올라 갔다.

근 1시간을 걸어야 했다.

 

갈대가 가을의 길목임을 전해주고.....

 

들에 텃밭들에는 다들 열심으로 일을 해서 작물이 잘 자라 있었고, 공단 토지 조성공사로 각종 장비의 소리가 요란 했다.

달맞이꽃은 어느새 다 져 버리고, 참깨 같은 씨가 여물어 가는 중이여서 목표로 삼았던 달맞이꽃은 찍지 못했다.

친구네 텃밭으로 내려 섰더니 고구마, 땅콩, 들깨, 고추, 더덕이 잘 자라고 있었고, 새로 넣어 놓은 김장무도 이제 본잎이 나왔고,

미리 뿌려 두었던 조선배추와 열무는 생으로 뜨거운 밥에 놓고, 청양고추를 넣고 된장 펄펄 끓여서 밥을 비벼 먹으면

제격으로 자라 있었다.

 

고라니가 옥수수 밭을 망치고 쳐둔 것인데, 저것을 치고부터는

고라니가 고구마 잎을 뜯어 먹지 않는다 했다.

참깨를 베어내고 메물씨를 넣었고, 한줄은 열무이고, 한줄은 조선배추이다.

 

참깨를 길러내고 돌아서서 씨를 안겨 주었는데로

불평 없이 저렇게 생명들을 안고 있다

 

준서할미는 들에서도 앉을뱅이 의자를 깔고 일을 해야해서 나물을 솎고, 친구는 고구마 순을 따고  준서할미가 가지 않았더면

그냥 올것을 나물을 해 왔다.

들에서 나물을 다듬으니 해가 지고나니 바로 모기가 앵앵 거렸다.

 

달맞이꽃도, 들꽃도 찍지 못했지만,들바람, 강바람은 역시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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