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어떤 할머니가...

이쁜준서 2009. 5. 22. 14:48

 

약쑥

 

친구는 8남매가 되는 집의 둘째이고, 막내 동생은 또 늦게 결혼을 해 큰 아이가 올해 여섯살, 둘째가 네살이다.

친구의 딸이 놀아주면서 그림도 가르쳐 주러, 요즘 그 집으로 간다고 한다.

그 댁 아이들 할머니는 부산에 살고 계시고, 가끔 오시기도 하고, 행사나 명절에 온 식구가 부산으로 가기도 한다.

그러니 조부모와는 일년에 몇번 만날 뿐이다.

 

어버이날 친구 딸이 가는 날이라 갔더니, 여섯살난 이종동생이 누나 탕수육을 먹고 가야 한다 하더라 한다.

할머니가 어린이날은 엄마가 선물을 사 주는 날이고, 어버이날은 너가 엄마에게 맛있는 것 사주는 날이라 했다면서,

내 돈으로 탕수육을 살 것이니 누나도 꼭 먹고 가야 한다며 잡았다 했다.

어떻게 탕수육을 살 것인가? 물으니 엄마더러 주문 전화를 해 달라고 하고 돈은 내가 주면 된다 했다 한다.

탕수육을 먹고 왔더라고 하고.

 

어린이날이라고 가까이에 친가, 외가의 조부모님들께서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사 주지만, 어버이 날이라고,

엄마에게 먹는 것을 사 주어야 한다는 말을  행동으로 하게 하는 할머니를 못 보았다.

일에야 양면성이 언제나 있는 것이지만, 잘 가르치신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의 준서할미는 지금도 그렇게는 않겠지만,

어린아이들도, 자기들도 해야 할 도리가 있음을 가르치는 것도 좋은 것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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