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을 조금 쑤었다.
묵을 쑤기전의 힘든 앞 과정이 없이 물을 적당이 넣어 젓다가 익어면서 엉기면서 할 적에
찬물을 더 넣어 가면서 했고, 양이 많지 않으니 오래 오래 바글바글 끓였다.
그리 했더니 정말 매끌매끌하다.
말하자면 잘 된 묵이다.
친정에서 클 적에는 네모 반듯하게 썰어 묵간장에 찍어 먹었다.
메밀묵도, 도토리묵도 그리 먹었다.
부산이었고, 경남이었다.
결혼을 해 왔더니 채썰듯이 해 가지고는 멸치국물을 부어 미나리, 오이, 묵은김치, 김등을 고명으로
얹어 잔치국수처럼 만들어 먹었다.(대구, 경북지방)
입에 맞지도 않고, 숟가락으로도, 젓가락으로도 잘 집히지 않는 새색씨가 남 앞에서 먹기엔
버거운 음식이었다.
그렇다고 나만 따로 먹을 수도 없었고.
그리 살다보니 어릴적 먹었던 음식이라 내 자식들은 잔치국수처럼 먹는다.
그래도 준서할미는 아직도 반반이다.
저 묵은 정성이 담기고, 정이 담긴 묵이다.
햇살 따스한 가을날도 담겨 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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