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주부들도 월동준비가 있다.
나는 옥상정원이 있으니,
아름다운 꽃을 피웠던 구근들을 실내 월동을 해야 하는데 작년까지는 위 잎들을 자르고 실내에 화분채로 들였는데
올해는 화분이 더 많아져서 화분을 엎어서 구근을 골라 거풍을 2일 시키고 한 층을 이긋매기로 놓고 상토를 덮고 그런 과정으로 마무리 상토를 덮었다.
스티로폼 박스도 구멍도 뚫지 않고
그냥 담았다.
유리호프를 남편이 좋아하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애기범부채도 그리 무겁지 않은데도 이제는 그 정도 무게는 내리지 않는다고 그냥 옥상에 두었다.
전 같으면 남편 몰래 내려 놓았겠지만, 치과치료 하느라
마음도 지치고 몸도 지치고 그낭두었고,
덩치 큰 하와이 러브는 현관 앞에 있으니 남편 없는 사이 들이나?
그러면서 언제고 식물이란 가던데
갔다고 포기하나?

지금 실내 들인 화분들도 나는 조금 도우고 다 내리고 실내에 들이고 등의 일을 남편이 다 해서,
남편의 생각에 맘속으로라도
토를 달지 말고 또 이해하고 더 잘해 주자고 맘을 먹었는데.
물론 남편은 내 맘을 모르는 것이고,
야산 걷기를 가도 그 차림으로
출근해도 될 정도로 바지도 젊은이들처럼 꽉 끼이지는 안 해도
폭이 좁은 바지는 보기 좋고,
여러 개 있는 모자까지도 바꾸어 쓰고,
음악을들으면서,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 더 오래
저 모습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나 조금은 더 일방적이고
조금은 더 큰소리로 말할 때가 있고 내 입장에서는 물리적으로
손도 더 가고 일방적으로
변해가는 것도 참아 주어야 한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을 참아 주려고 맘을 먹는다.

다투지 않으려면 러브하와이를
내가 포기해야 한다.
나는 올해 가을에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내 맘은 쪼그라지는 듯하고, 남편이 무지막지한
사람도 평소에 아니었고.
늙으니 가면서 변해지는 모습을
그대로 봐주기로 하면서
때로는 내가 점점 바보로 되는가?
시어머님 아비 질들이고 살아라 하셨고 동서들이 우리는 형님처럼 못한다 했어도 남편은 본시 착하고 순한 사람이기도 했었다.
내 인생 후반의 월동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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