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10월의 꽃

다알리아의 추억

이쁜준서 2023. 10. 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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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경 굳이 자르지 않아도 되는 다알리아들을 싹둑싹둑 잘랐다.

아직은 아니다 해도 자르는 것을 말리자면 한바탕 닭싸움 크게 해야 해서 관두었다.

자르고 비가 자주  왔다.

너무 일찍 캐 둘수도 없고, 걱정이 되어도 그냥 두었다.

2번, 6번은 그대로 구근이 다 물러졌고, 다른 것들도 잘랐으니 새싹이 났고 

구근을 캐내면 물러 질 듯해서 새로 난 잎채로 화분들 들일 때까지 살아 남으면 

따뜻한 방으로 들여야 한다.

 

2번과 7번은 약한지 2년 키우고 간것도 있고, 해마다 병을 하고 살아 나던지

2023년은 보라색 가운데 딱 한줄기 꽃이 피었다.

 

6번은 아직도 수입하는 것이고, 우리가 온라인에서 살 때는 키워서 팔면 않된다는 말을 듣는다.

첫해 15,000원을 주고 무가 밭에서 말라진 것 같은 것이 왔다.

하도 새싹이 올라 오지 않아서 문의를 하니 새싹은 올라 온다고 했고,

아마도 한달 반이상 지나서 새싹을 보았고, 그 해 꽃을 보았다.

 

화분에서 키우는 꽃이 어느 꽃이던 그리 많은 번식을 하는 것은 못 된다.

해마다 소중하게 찬방에서 월동을 하고  하는데 작년에 친구 남편이

친구와 전화 하는데 전화기를 건네 받고는 내 꽃좀 주세요라 하셔서

6번 다알리아를 처음으로 조금 또 다른 꽃들과 보냈다.

 

내가 꽃 나눔을 하는 친구가 6명이다.

택배로 보내는 곳이 3곳, 이바지 모임의 친구 3명,

택배로 보낼 때는 3곳에 같이 보내고 싶어 해도 모자라면 몇가지 보내는 중에 한가지만 있는 것은

세 몫으로 펴 놓은 중에 어느 곳에 한가지를 넣으면 다른 한가지는 다른 곳에 넣고,

보내고 나면 세세한 것은 잊어진다.

 

올 봄에는 6번 다알리아 구근이 제법 되어서 세곳에 보낼 수 있었다.

비쩍 마른 다알리아 구근이 갔으니 새싹이 올라 오기나 할까 싶으셨을텐데,

세곳 다 그렇게 흐드러지게 꽃이 피지는 않았고, 그 존재감만은 알렸지 싶다.

그곳 흙에서 올 해 자랐으니 내년은 적응을 해서 잘 자랄 것이다.

올 해 보내드린 것은 내가 살 때 보다는 구근이 더 많았다. 나는 딱 한뿌리를 샀으니까.

 

올 해는 가을 꽃은 피지 않아도 구근을 캐  보니 구근 발달은 아주 잘 되었던데 

다 물러져 있었다.

 

다알리아는 구근이라 겨울 월동을 해 주어야 하고, 물관리를 잘 못하면 화분에서는

물러 버리고, 어려운 식물이었다.

 

흰색 카라도 구근 두개를 15,000원에 온라인에서 샀다.

카라는 잘못하면 구근이 물러져서 구근이 번식을 해서 이웃 친구만

두 해에 걸쳐 두 화분거리 챙겨 주고는 올 해도 꽃이 참 멋지게 피었다.

구근을 내가 그 정도의 양을 살려면 100,000원어치를 사도 그만큼은 않될 것인데,

다알리아가 잘려나간 날 카라도 잎들이 다 잘렸다.

다알리아처럼 구근이 물렀는지 살아 있는지 화분을 들일 때쯤 보아야 한다.

 

꽃을 자를 때도 싸우기 싫어서 끝내 못 말렸는데,

구근이 물러졌다고 싸울수도 없고,  싸우면 닭싸움이 아닐 듯 해서

암말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다알리아들과 카라들을  지나간 글 속에서 한 장 한 장 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했다.

다알리아에 대해서는 희망사항이 별로 없지만, 아직 잎 하나 없는 카라 화분에는 알토란 같은

구근이 남아 있기를 기대하게 되고, 내 눈에는 눈물이 핑그레 돈다.

내가 꽃을 키운 세월도 오래 되었고, 그 이력도 많은데도, 아끼던 꽃들을 잃어 버렸다.

 

이 꽃들을 자른 그날  명자꽃에는 손 대지 말라고 해 놓고, 실은 어깨 치료가 끝나고 

추석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웃 친구와 명자나무 전지를 하겠다고 약속을 해 둔 것을

남편은 모르니  어느날 내가 옥상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적당하게 자르겠다고 했다.

혼자 맡길 수는 없고, 다라이를 엎어 놓고, 남편과 마주 앉아서  자기 앞에 가지를 잘랐다.

그래서 명자나무들은 살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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