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불확실성

이쁜준서 2023. 6. 11. 04:00

만난지가 5년 전인지? 6년 전인지?
코로나 전에도 내년은 경주로 연꽃이 필 때 만나자 했고,
그렇게 약속만 하고 넘어 가다가 코로나가 왔고, 몇년이 지났고,
블로그 글에서 기장 어느 절에 수국꽃이 아주 곱게 피어서 가까우니
가자 했더니 가자 대답을 하고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전화가 왔다.
몇일 전 비가 왔고, 시멘트 포장 동네 진입도로에 사모래가 물이 지나면서
남아던 곳에 넘어졌다고,
무릎은 많이 까졌고, 한 쪽 다리는 걸으니 허벅지가 당긴다고.
그렇게 또 약속은 흘러 가버렸다.
 

완인컵 쥐손이
계속 꽃이 피는데 요즘은 백송이정도 핀다.


친구가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낸다고, 뭣을 기억하는 것이 되지 않는다고.
남편이 가시고는 식사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마트는 주말에 아들과 함께 가서 각자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온다고. 
병원 아니면 혼자 나갈 일이 없다고.

복지관에서 유화로 하는 그림 공부를 일주일에 두번 가는데 그것만 하고 지낸다 했다.
남편분께서 가신지가 올 해가 4년차가 되었지 싶은데, 남편분과 작은 텃밭을 하던 곳에
동네 남자분들이 봄이면 파서 손질 해 주셔서 재미로 상추도, 마늘도, 풋고추용 고추포기도,
참깨를 심으면 한 사발정도 나오는데 복지관 나가지 않는 날은 밭에 가기도 하고,
만나는 것을 경주로 잡으면 서로가 그리 멀지 않은데  쉽지가 않다.
 

고추포기
옥상정원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계획하고, 기억하고, 하는 일이 없을 것이고,
산책을 한 번 나갔다 오면  멍한 시간이 많게 되고 그러면  사람과의 관계도

그냥 문득
나는 기억으로 만 되지 싶어서

뭣을 기억 하는 것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분갈이 하고
새로 핀 춘절국

옥상정원에 매일 물을 주고 관리를 하니 어느 화분이 어느 장소에 있고,

또 그 화분의 상태도
햇빛이 조금씩 돌아 가니 화분 놓은 장소도 바꾸어 주고,

꽃이 이쁘게 피면 그 중에서도 현관 앞으로 내릴 것도

현관 앞의 것을 옥상정원으로 다시 올리기도 하고,

단지 일이 버겁기는 한데,

힘으로만 하지 않고, 오랫동안 해 왔기에 요령도 보태고,
깡도 보태고 그렇게 지내는 것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아직은 된다.
건강이 엔간하면 일을 하면서 힘은 생기는 것이다.
 

겹빨강 목마가렛


얼갈이 물김치를 담아 요긴하게 먹었다.
이웃 친구와 마트에 갔다 오다가  미처 상추를 내다 팔지 못하고
꽃대는 곧 올라 올 것이고 듬직한 포기로 팔고 있었다.
상추 물김치를 담기에는 좀 부드러웠지만,
한 무데기가 3포기인데 두 무데기를 사고, 친구도 사고 하니 한 포기씩 더 주었고,
상추물김치는 열무김치처럼 절이는 과정이 없어서 조금 더 간단하다.
풀물을 끓이고, 어제는 사과 1, 토마토 1, 청도복숭아 쥐방울만 한거 1을,
마늘, 홍초, 새우젓갈, 액젓갈, 넣고 많아서두번에 갈아서 양념국을 만들어서
상추에 부어 두었다가몇 시간이 지나고 통에 담았다.
마침 옥상에 무 씨 넣어 무순으로 먹던 것이 한 줌, 한 뼘 길이로 남아 있어,
무도 두 조각 있어서 절여서 넣고, 큰 김치 통에 한 통을 담았다.
현관 앞에서 한 밤 잤으니 오늘 김치냉장고 넣으면 된다.

 

소 불고기도1 Kg  양념 해 두었으니 한 동안 반찬 걱정이 없다.

풋고추용 롱그린이란 품종으로 6포기 심었는데
고추 크기도 보다 작고,고추도 보다 작고, 약간 맵기도 하고,

수년을 같은 모종상에게 사는데, 롱그린 본시의 맛과 크기가 아니다.
그래도 보리막장과 마늘고추장으로 양념장을 참깨 바로 뽂아서 넣고해 두면 2주일 정도 먹는다.
막장용 메주가루 2Kg으로 담았는데 네군데 작은 통에 퍼 내고 나니 모자랄 것 같다.

 

친구가 겹마가렛 빨강색을  삽목을 해 달라해서 해서 전 해 주었고,
춘절국도 피고 또 피고 한창 피더니 작은 화분이 하나 가득해서 분갈이 해 주었더니
꽃송이가 너무도 많이 피더니 더우니 그런지 지금은 잠잠 하고,
빨강겹목가렛은 청춘이 지났고 풀꽃이다 보니 한계가 보여서 또 분갈이를 해 주었는데,
잎이 생생하지는 않아도 꽃몽오리가 많이 생겼다.

살음을 했다는 것이고, 화분 속에서 하얀 실뿌리 벋어 나면 잎도 싱싱해 질 것이다.

이 더위에 분갈이 성공이다.

 

요즘은 이웃 친구와 서로의 옥상에서 커피 마시던 것을 동네 인도로 나간다.
옥상은 이젠 햇빛이 부담이 되어서,
인도가 넓직하고 양쪽으로 가로수가 터널처럼 있고,

군데 군데 벤치가 있고,앉아 있으면 공원같다. 
가로수는 양쪽으로 심어져서 올려 쳐다 볼 정도로 크고,

녹지도 넓은데 녹지의 작은 나무들도 있고,
그 나무들 사이로 바람은 돌아 나가고  사람 왕래는 한적하고,

우리가 길카페라 한다.
보온병에 커피 두잔 준비해 나가서 한참을 쉬고 온다.
 
바로 눈 앞의 것도 불확실성으로 살아 간다.
때로는 어처구니가 없을 때도 있지만 이만하면 다행이다.
못하는 것은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살자라고 나를 다독인다.

혹자는 글을 읽고 쓰면 치매가 예방 된다고?
많이 움직이면 치매가 예방 된다고?
나는 요즘 말짱꽝이란 단어를 생각 한다.
새로 시작 할 수도없고 그냥   또 당하네
몇일 전은  계단을 연속적으로 7번 오르락 거리고 일도 많이 한 날  

저녁 식사 겨우 챙겨 먹고는 남편이 설겆이를 했다.
어제 저녁밥 먹은 설겆이도 남편이 했다.
요즘은 아프게 되면 오래 간다.
그래도 추스려서 하루 할 일을 하니 다행이다 할 뿐 내가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오늘은 어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옥상정원
빗자루 질도 하고,
큰 화분 하나 물 내려가게 손질 하고,
거름 얹어 주고,
제라늄 포기는 약한데
잎들이 많아서  잎 정리 해 주고,

금화규란 식물을 모종을 내어 심었다.
화분 11개에 벌레가
찝어 넘겨서 벌레 잡으면서 새로 심고 또 심고, 20번을 그렇게 해서 살려 낸 금화규 이다
대궁이가  굵다 싶으면  대궁이를 타고 올라가 잘라 놓고,
일주일 정도 무사히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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