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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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충작용

이쁜준서 2022. 11. 26. 18:08


메주콩을 삶을 때,
도시에서 가스 불에
찜통이나 압력 솥에 삶다가 바닥이 눗기도 한다.
조심 해도

북어 2, 다시마, 건표고, 국물용 새우,

무1, 대파대 2, 술 한 국자.

육수 낸 것을 고운 채에 바쳐서

찹쌀을 넣고 끓인 죽

 


찜통에 김장용 찹쌀풀을 끓이면서
가끔 저어 주는데도,
찹쌀이 익고, 뭉근하게 풀어지면서 조심에 조심을 해도 바닥에 약간 눗는 정도는
정상이다.
그것을 방지 할려고 찜통 바닥에 찜판을 넣고 끓인다.
바닥에 건지가 바로 닿지 않고, 찜판 아래는 국물이 닿으니 주의 하면 눗지 않는다.


김장을 하느라고.
어제 농산물 경매를 중간 상인들이 하고,
도소매 장삿군이 사서 아주 큰 자기 상회에
배추면 배추, 총각무면 총각무, 전문적인 곳이라 한가지만 판다.

배추를 사 놓고  상회가 아닌 노전으로 총각무 파는 곳에서 두 단을 샀다.


집에서 10시쯤 갔더니 갓등등을 파는 곳은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고,
2차로 정도의 소통길은 사람보다 지게차가 많았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날 정도 였다.

몇년 가지 않았기는 해도 해마다 갔던 곳이라, 어느 곳에서 무엇을 

파는지는 그 크고 복잡해도 아는 곳이다.


배추 도소매상은 등을 맞댄 듯이 양 쪽으로 10 개 정도 있는 곳을,
강원도 배추를 살려고 한바퀴 돌아 보고 딱 한 곳만 녹색망에 3포기 씩 들어 있는 것을 사 왔다.
손질 해서 2포기씩 묶어 놓은 것 좋아 보이는 것을,
어디 배추 입니까?
대답을 눈치껏 하는 것 같아서 믿지를 못하겠고,
녹색망에 세포기 들어 있고, 강릉이란 산지 이름이 있는 것을 사 왔다.

강원도 것을 고집하는 것은 김치를 담아 놓으면 고습하고 달큰하고,

아삭거리기 때문이다.

올망졸망한 선물,

귀한 큰 정이 들어 있는 것이다.

등 따뜻하고 맘 따뜻했다.

 

 

 

곰삭은 멸치젓갈

비린내가 덜 나고 맛이 있고 객 기름이 위에 끼이지 않는 멸치로 담근

멸치 젓갈이 맛나다.

올 해도 젓갈을 담으러 가겠다고 연락을 기장 대변항의 단골 상회에

연락을 해 놓으면 보통은 전 날 오늘 배가 나가니 오라고 연락이 왔고, 또 갔었다.

기차를 타고 가서 바다 구경도 하고, 전복죽을 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 무거운 젓갈은 우리가 보는데서 소금을 섞어 담아서 바로 송장을 붙이고,

그 담날로 젓갈통은 우리 마당까지 배달이 된다.

 

어느 해는 멸치가 덜 잡혀서, 너무 비싸면 담지 못할 때가 있고,

가격이 말도 아니게 내려 갈 때도 있어 그런 때는 두 통을 담아 온다.

젓갈 멸치 가격에, 통값에, 택배비를 합한 가격이고.

봄에 담은 젓갈은,  가을 김장 때 개봉을 해서 육젓갈도 조금 넣으니 뜨 내고,

날씨가 추워지면  액젓갈로 내린다.

 

작년에 액젓갈을 많이 내려서 봄에 담아 온 젓갈을 육젓갈만 뜨 내는 것을

우리 것으로 쓰고 친구는 그냥 두었다 내년 김장에 쓰자고 했었다.

올 김장에 친구것을 어제 개봉 했는데, 젓갈은 곰 삭아서 건지는 다 아래로

내려 갔고, 맛은 염도도 내려 간듯 하고, 육젓갈이 달큰한 맛이 났다.

작년에 뜨 놓은  액젓갈도 달큰한 맛이 나더라.

생새우를 갈아 액젓갈에 섞어서 김치 냉장고에 두었는데 그 때 맛을 보았다.

집에서 이렇게 내린 액젓갈은 미역국을 끓일 때 간장 대신 넣어 먹고,

나물도 무치고  간장이 없어도 별 아쉽지 않을 정도의 맛이라,

주방에서 간장, 액젓갈을 반반으로 쓴다.

 

사람 사람 간에도 바로 부딪히지 않고 완충 작용할 것이 필요 한 것이고,

우리가 흔히 사람간에 트러불 없는 매끄러운 것을 좋다 하는데,

나는 곰삭은 것 같은 정이 더 낫다고 본다.

투명하지 않아서 그러면서 그 맛은 깊고 단 것이다.

 

3년전부터 마당에서 간치고 씻어 하룻밤 물 빠진 것을 3층 현관 앞으로

올리는데 도우지 못했다.

남편 혼자서 올리고 배추 고갱이 손질 해서 거실에 김장 할 것을 펴 놓은

곳에 담아 주었다.

작년에는 올리는 일을 줄여 볼려고 블로그에서 농사 지어 절임 배추를

오랫동안 파는 곳에 주문을 했다.

받아서 바로 양념해도 된다고 했는데 막상 배추의 1/3이 밭으로 갈려고 했다.

양념하다 따로 소금을 넣을 수도 없었고, 

올 해는 직접 절이는데, 이웃 친구 남편께서 올려다 주고 택배 보낼 김치

박스도 계단을 오르는 카트가 있다고 해 주시겠다고 했다.

남편이 부재 중이라.

 

그제는 친구네 것을 둘이서 절였고, 어제는 우리 것을 절이고,

바로 친구네로 옮겨 절인 배추를 씻었고,

오늘은 오전에 친구네 것을 양념하고  우리 집으로 와서 우리 배추를 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