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샘물

땡볕에 바람불고,

이쁜준서 2022. 7. 2. 04:01

이른 아침이라야 옥상에서 조금의 일이라도 할 수 있지

일몰 후라도 옥상에 하루종일 땡볕에 달아 오른 열기가 있어서 빨래를 걷어서

후딱 내려 올 뿐이고,

보면 재미가 나야  하는데, 쥔장 오래 집 비워 두어서 식물들이 거칠어졌다.

 

예전 남편, 시동생 둘,  남자들이 여름이면 타올같은 흰색 양말을 신었다.

시어머님,  시누이, 나  아기들의 기저귀 빨래,

식구는 많고, 속옷과 타올과, 기저귀를  삶는 빨래를 했다.

겨울이면 고무장갑도 없고, 물은 밤에만 나와서 받아 둔 물을 미지근하게

해서 다라이에서 빨래판을 놓고 치대여서 행구었는데,

삶은 빨래는 그 중 큰 일이였다.

지금이사 삶아서 건져 세탁기에 넣고, 다 되면 옥상에 널면 그만인데,

수도물은 큰 아이 초등학생 무렵에는 하루 24시간 나왔고,

수도물이 24시간 나오고 몇년 뒤에 연탄광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욕조를 넣고, 욕실을 크게 마당에 만들게 되었고, 세탁기도 넣었다.

가전제품이 날로 날로 새롭게 나오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삶는 빨래가 많으니 아예 연탄화로에 연탄한장 넣고 태우면서

마당에서 빨래 삶는 물이 넘쳐도 상관 없었고, 아기 기저귀부터 아기옷을,

다음에는 타올수건을,어른 속옷을,  남자들 흰색양말을, 

맨 끝으로는 걸레를 삶았고, 걸레 삶은 물은 요강에 부어 요강도 소독을 했고,

 

마당에는 빨래줄을 장대를 바쳐서 걸어 놓고, 삶은 새하얀 빨래를 널어 놓고,

바람에 일렁이는 것을 보면 맘이 뿌듯해 졌고,

식구들은 하얗고 뽀송뽀송한 타올 수건을 사용 할 수 있었고,

명절에 결혼 해 독립한 시동생들 가족들이 와 2박3일씩 있다 가면,

타올 수건과 주방의 행주등등이 있는 날은 삶은 빨래가 더 많았다.

 

아직도 속옷과 타올과 행주은 삶는 빨래를 한다.

매일 삶을 수도 없고, 몇일에 한번씩 삶는데, 스덴으로 된 삶는 통에

넘치지 말라고 중앙에 봉이 있는 것이라, 

몇번을 삶아서 세탁기에서는 한번에 돌린다.

어제는,

땡볕에 바람이 불어서,

위가 무거운 화분은 넘어졌지만,

오후 빨래를 걷어와 개는데,

다 뽀송뽀송하지만,

타올수건의 새 하얀색과 촉감은 더 뽀송뽀송 했고,

 

친구들이 우리 집에 와 화장실에 들어 갔다 나오면

나를 벨라다고 한다.

아직도 흰색의 타올수건을 쓰고 삶느냐고?

TV 홈 쇼핑에서 파는 타올수건들은 다 색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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