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온 뒤 풀빛처럼

3월의 꽃

약속을 못 지키고

이쁜준서 2021. 4. 2. 06:28

 

오래 된,

먼 곳에 계시는,

나 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그래도 내가 그 분을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공부하는 벼 농사 짓는 농부이신 분!

 

하얀 꽃이 피는 제피란서스 사진을 보시고, 내년에는 찾아서 사야겠다 하셨다.

저가 내년에 보내드리겠다 했다.

올 해 분갈이를 하면서 반 정도 떼어 놓고 분갈이를 했는데,

내가 시원찮아서 한 사흘정도 택배 꾸머리 꾸리지 못하고 놓아 두었더니

비까지 왔다.

 

몰꼴이 떡잎도 지고 영 아니다.

그래도 심어 놓으면 잘 살겠지만, 귀한 꽃도 아니고, 고가도 아니고,

포트로 많이 팔던데,

받으면 성의 없게 이런 것을 보냈을까?

싶을 것이라 보내지도 못했고,

뭐 대단한 것이라고 한창 바쁘실터인데 문자로 이러 이러 이러 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덩이진채로 두었다.

 

어디 보낸다고 설화뭉치도 떼어 놓고는 보내지 못했다.

앉아서 손질해서 하는 것을 못해서.

손발이 성한데도 기력이 딸리니 게으럼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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